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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송새벽 "'덕수리 5형제' 거창하진 않지만 결코 얕지 않다"
엔터테인먼트| 2014-12-04 07:38
코믹하고 능청스러우면서 악랄함과 비열해보이는 연기까지 송새벽만큼 감칠맛 나게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또 있을까. '방자전'으로 얼굴을 알리더니 '시라노: 연애조작단', '위험한 상견례', '7광구', '아부의 왕', '조선미녀 삼총사', '내 연애의 기억', '도희야'에 출연하며 꾸준히 관객들과 만나왔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덕수리 5형제'로 다시 한 번 코믹함을 옷에 입었다. '내 연애의 기억'과 '도희야'에서 강렬한 연기를 펼친 바 있어 이번 영화는 송새벽의 이미지를 다시 한 번 환기시켜준다.

4일 개봉하는 '덕수리 5형제'는 부모님의 실종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5형제가 벌이는 좌충우돌 합동 수사작전을 그린 코미디 작품으로 송새벽을 비롯 윤상현, 2PM 찬성, 이아이, 김지민, 이광수가 출연했다.



송새벽은 극중 겉으로는 조폭같지만 섬세한 손재주를 가지고 있는 타투이스트 동수 역을 맡았다. 구수하면서도 걸쭉한 사투리와 다혈질 성격, 온 몸을 휘감은 문신까지 캐릭터 장치는 동수를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조폭으로 내몬다. 하지만 겉은 속은 가족들을 생각하는, 그리고 네일 아티스트로 전향하려는 깜짝 반전을 가진 인물이다. 코믹한 상황 가운데 진지한 동수의 모습이 오히려 웃음을 자아낸다.

"동수의 역할이 매력이 있었어요. 여태껏 해보지 못한 캐릭터였어요. 시원시원하잖아요. 예전부터 가족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덕수리 5형제'가 딱 그런 이야기라 출연하게 됐어요."

평소 송새벽은 극중 동수의 모습과는 달리 내성적이라고 고백했다. 공식행사에서 윤상현 역시 "송새벽이 영화에서 욕을 많이 하지만 카메라가 꺼지면 욕을 하나도 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카메라 앞에서만 할 수 있는 일탈이 묘한 쾌감을 가져다줬다고 한다.

"카메라 앞에서 하는 것과 평소에 하는 것과는 다르잖아요. 카메라 앞에서는 더욱 나쁜건 하지 말아야 하고 제약된 것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대놓고 카메라 앞에서 욕하고 때려도 되니까 은근히 쾌감 있더라고요.(웃음)"

앞서 언급했던 조용한 편이라던 송새벽은 이제 조금은 수다스러워지려고 하고 있다. 촬영장에서 낯을 가리거나 어려워한다면 촬영하는 배우들과 친해지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도희야' 인터뷰 때 만났을 때보다 한층 밝아져있는 모습이었다.

"무조건 가만히 있는게 좋은건 아닌 것 같아요. 배우들과 얼른 친해져야 연기에 도움도 되고요. 그래서 저는 MT를 가자고 주장해요. 이번에는 MT를 못갔지만 촬영장이 큰 팬션 같은 집이라, 영화 배우, 스태프들과 몇달을 MT 다녀온 느낌이었어요."



배우들이 모두 형제로 나오는만큼 함께 붙는 신이 많아 촬영현장은 항상 화기애애했다. 1남 1녀인터라 어려서부터 형제가 많은 집을 부러워했던 송새벽에게 복작복작한 현장은 즐거운 경험이 됐다.

"윤상현 선배님 때문에 정말 분위기가 좋았어요. 말씀하시는 걸 굉장히 좋아하세요. 처음에 만났을 때 깜짝 놀랐어요. 맏형이라 후배를 편하게 해주시려고 농담을 일부러 많이 하시는 줄 알았는데 원래 수다 떠는걸 좋아하시더라고요. 하하. 옛날부터 알고 지냈던 옆집 형님처럼 굉장히 편안한 분이세요. 모르는 관계들끼리 만나 첫 신 들어가기가 절대 쉽지 않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되어있는 상태에서 열 하나가 들어가는 느낌이랄까요? 감사하게도 그런 느낌으로 촬영했어요."

"또 우리 배우들이 좋았던 점은 서로에게 좋은 긴장감을 주고 배려하는 것이 보였던 것이었어요. 누가 감정신을 찍는다고 하면 아무말 없이 옆에 있어주고, 저는 그런게 좋았어요. 친하다는 이유로 눈치 없이 신들과 상관없이 말을 걸거나 장난을 치면 연기에 방해가 되잖아요. 촬영하다 한 순간에 서로를 위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타투이스트로 등장하는 만큼 송새벽의 어깨, 팔, 등, 가슴에는 살벌하게 실감나는 타투들이 새겨져 있다.

"타투 작업만 12시간에서 13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타투 그림은 직접 해주신 선생님과 상의를 해서 결정했어요. 등에 있는 그림이 코끼리 10만배의 힘을 가진 그런 캐릭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문신을 새기고 전쟁에 임했다는 이야기도 얼핏 들었어요."



영화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그지만 어쩐지 브라운관에서는 보기가 힘들다. 우리는 드라마에서 송새벽을 볼 수는 없는걸까.

"좋은 작품이 제의가 들어오면 당연히 출연해야는데 잘 들어오지가 않네요. 하하. 그런데 제가 조금 드라마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요. 하루 전날 대본이 나온다던가, 오늘 찍고 바로 방송을 내보낸다던가 그런 드라마 시스템의 이야기를 들으면 겁부터 나요. 두달 연습하고 두달 공연하는 시스템에 있다가 영화현장에 왔을 때도 고생 많이 했어요. 정말 드라마 출연하시는 분들은 대단하신 것 같아요. 저는 상상도 못해요. 그래도 언젠가는 할 날이 있겠죠."

오늘(4일) 개봉하는 '덕수리 5형제' 송새벽은 그저 영화를 보면서 가볍게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편안하게 그냥 별 생각 없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나름의 주제가 있지만 거창하진 않아요. 그렇다고 물론 얕지도 않고요. 각기 다 작품 따라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재미있게 보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극장에서 나오셨으면 좋겠어요."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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