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7년 4개월만에 120엔대 재진입…초엔저 시대를 보는 세가지 시선
뉴스종합| 2014-12-05 11:21
엔달러환율이 7년4개월만에 120엔대에 재진입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엔달러환율은 장중 120.25엔까지 상승했다.

급격한 엔화 가치 하락은 ▷추가완화 ▷무역적자 ▷달러강세에 기인한 면이 크다.

실제로 일본은행의 기습적인 ‘핼러윈 완화(10.31 추가완화)’ 이후 엔화 가치는 10엔 가량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올 여름 102~103엔대를 보이다 지난 10월 말 일본은행의 깜짝 추가완화 발표로 110엔을 돌파한 후 두 달이 채 안돼 120엔을 넘어섰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물가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일본은행이 목표로 한 인플레율 2% 달성에 먹구름이 드리우자 2차 추가완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일본은행이 팽창적 통화정책을 강화하면 국채 매입으로 엔화가 시중에 풀리면서 엔화값은 더 떨어지게 된다.

엔저의 또 다른 요인은 막대한 무역적자다. 일본의 올 1~10월 무역수지 적자는 11조엔(110조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무역적자가 많다는 것은 수입액이 많다는 것으로, 상품과 원자재를 수입할 때 달러 등 외화를 조달을 위해 엔화를 더 많이 판다는 의미다. 따라서 무역적자 심화는 꾸준한 엔화 약세의 요인이 된다.

미국 경제회복에 따른 강(强)달러도 엔화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3일 미국 경기동향을 담은 ‘베이지북’에서 경제전망이 낙관적이라고 확신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를 미국의 금리인상이 더 가까워졌다는 의미로 해석해 엔화를 팔고 달러 운용 투자를 늘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 유가하락은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저유가→산유국 통화하락→달러강세→엔화약세’ 시나리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SMBC닛코 증권에 따르면, 두바이유가 배럴당 65달러선에서 엔/달러 환율이 118엔이면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은 1.8% 증가한다.

‘초엔저’의 최대 수혜자는 일본 수출기업이다. 다이와증권은 “달러당 120엔이라면 상장기업의 올해 경상이익 증가율은 당초 8%에서 13%로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가계와 중소기업은 엔저에 따른 수입가격 인상에 울상이다. 관련업계는 속속 수입가격 인상분을 상품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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