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환 프로듀서는 “본디 산조(散調)는 무악에서 생성된 시나위에 기원을 두고 있는바, 신명 넘치는 즉흥연주에 큰 비중을 둔다”며 “그에 비해 황병기 선생의 가야금 산조는 즉흥성을 지양하고 치밀한 구성미를 지닌 정제된 곡들로 짜여 있다”고 밝혔다.
오 프로듀서는“황병기의 가야금 산조 녹음 작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염두에 둔 것은 ‘반가의 사랑채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이었다”며 “통상적 콘서트홀의 큰 울림이 있는 소리보다는 사랑방이라는 공간에서 들을 수 있을 법한 악기 본연의 소리를 자연스럽게 담아내는 것이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녹음은 아담한 규모의 녹음공간에서 진행됐고, 초고성능 마이크를 사용해 악기 소리는 물론 공간 여음까지도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오 프로듀서는 “리버브레이터 등 이펙터의 사용은 최소화함으로써 가공되지 않은 원음 그대로를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 앨범에서는 연주자의 숨소리와 악기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잡음까지도 인위적으로 제거하지 않고 연주의 일부로 수용해 살려뒀다”고 전했다.
황병기는 “이번에 짠 ‘정남희제 황병기류 가야금 산조’는 고도로 정교하게 구성돼 있어 흥청거리는 재미로 감상하기보다는 바흐의 파르티타나 베토벤의 소나타를 감상하듯이 음악 그 자체에 몰두해 관조적으로 감상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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