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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회유·위법 진실게임…조현아‘회항할 길’이 안보인다
뉴스종합| 2014-12-15 11:26
내쫓긴 사무장 폭언·폭행 엇갈린 진술
“스스로 내렸다” 강요 입막음 시도 파문
“증거은폐 위한 목격자 회유 ‘사건의 핵’
“램프리턴 과정 등서 위법 여부도 관건

“박사무장 국토부 보강조사 출석 불응


조현아<사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물의를 일으킨 ‘땅콩 리턴’ 사건과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당시 항공기에서 내쫓긴 박창진 사무장을 15일 오전 10시 보강조사할 계획이었으나 조사가 연기됐다. 국토부는 전날 박 사무장에게 출석해달라고 통보했으나 그는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이에 “박 사무장에 대한 보강조사를 15일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실(김포공항 항공ㆍ철도사고조사위원회 건물 소재)에서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박 사무장이 출석여부를 밝히지 않아 추후 일정을 협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 사무장은 일단 잠적한 것으로도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무장은 불렀는데, 가타부타 연락이 없다. 연락이 안된다. 전화도 안받고,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고 해도)박 사무장부터 (조사)할 것이며 조현아 전 부사장은 당장 조사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박 사무장이 처음 국토부에서는 말을 하지 않다가, 이후 KBS와 인터뷰를 갖고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욕설에 폭행을 당했으며 무릎을 꿇었다고 함에 따라 왜 진술이 달라졌는지, 나중에 회유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에 대한 ‘봐주기’로 국토부의 조사가 허술하게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특히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을 이번 주 중반께 소환조사키로 하고, 구속영장 청구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향후 파장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사건이 이렇듯 복잡하면서도 파급력 있게 진행되면서 ‘땅콩 리턴’ 사건의 후폭풍은 가라앉기는 커녕 더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대한항공 임원들이 항공기에서 내린 사무장에게 거짓 진술을 유도하고, 목격자를 매수하려 했다는 진술까지 나오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되는 상황이다. 땅콩 리턴 사건의 향배는 사무장에 대한 폭언 폭행 및 증거 은폐를 위한 회유 여부 등에 따라 비판 여론과 처벌 수위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무장에 대한 폭언ㆍ폭행 있었나=사건 당시 항공기에서 내쫓긴 박 사무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귀국하자마자 회사 측이 조직적으로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고 진술해 직원에 대한 폭언ㆍ폭행 여부 조사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박 씨는 당초 국토부 진술과 달리 인터뷰에서 “5~6명의 대한항공 직원이 매일 찾아와 사무장이 (기내서비스) 매뉴얼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조 전 부사장이 화를 냈지만 욕을 한 적은 없고 스스로 항공기에서 내린 것으로 진술하라”고 강요했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국토부 조사단 6명 중 2명이 대한항공 출신인만큼 박 씨가 제대로 진술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대한항공이 사건 직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외부의 문의에 대해 ‘사무장의 잘못으로 일어난 일’이라는 내용으로 답할 것을 일괄적으로 지시하면서 박 사무장의 이같은 진술에 더욱 힘이 실렸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12일 항공법 위반 여부에 대한 국토부 조사에 응한 후 폭행과 욕설 여부에 대해선 “처음 듣는 일”이라고 답해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것의 진위는 땅콩 리턴 사건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거은폐 위한 목격자 회유 있었나=대한항공 측이 사건을 목격한 1등석 승객에 대해서도 거짓진술을 유도해 사건을 은폐하려 했는지 여부도 조 전 부사장의 처벌수위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건 당시 조 전 부사장의 앞자리에 타고 있던 승객 박모(32) 씨는 참고인 자격으로 최근 검찰 조사를 받은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후 회사 임원으로부터 “사고 차원에서 대한항공 모형비행기와 달력을 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비행 내내 스트레스를 받아 귀국 후 대한항공에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인터뷰를 하게 되면 사과를 잘 받았다고 말해달라’는 요구를 해 왔다”고 했다. 검찰은 박 씨의 증언과 라인 메시지 내용을 증거물로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세밀히 조사할 방침이다. 경우에 따라 대한항공 임원 등으로 불똥이 튈 확률도 커 보인다.

▶램프 리턴(회항) 과정에서 위력에 의한 위법 있었나=램프 리턴을 하는 과정에서 조 전 부사장이 사무장에게 위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도 관건이다. 기장에게 리턴을 요청한 사람은 사무장이지만 자발적이기보다는 조 전 부사장이 강요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도 있다.

이와 관련해 조종석에서 기장과 부기장이 나눈 대화나 교신으로 주고받은 대화 등이 결정적 증거가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박병국ㆍ서지혜ㆍ박혜림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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