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박원순 시장도 허탕?…가든파이브 입점 난항
부동산| 2014-12-23 10:20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서울시 SH공사가 청계천 상인의 이주대책으로 건축비만 1조4000억원을 들여 조성한 서울 장지동 복합유통단지 ‘가든파이브’가 지난 2010년 개장 이후 4년이 넘도록 침체된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현대백화점의 가든파이브 입점마저 장기 지연되면서 혈세 낭비가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든파이브는 애초 건축비가 4000억원 정도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난 2008년 완공 당시 건축비만 예상치의 3배(1조4000억원)를 웃돌았고, 분양이 잘 안 돼 건축비 회수도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매월 관리비용 159억원, 금융비용 35억원 등 약 200억원 정도가 술술 새나가 서울시 SH공사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게다가 향후 현대백화점의 가든파이브 입점 여부 역시 불확실해 사태는 더 악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최근 일각에서 서울시 SH공사와 현대백화점이 가든파이브 입점 관련 정식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3~4월께 정식개장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23일 SH공사에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현대백화점의 가든파이브 입점이 장기 지연되면서 매월 수백억원의 관리비 및 금융비용이 지출되는 가든파이브의 혈세 낭비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가든파이브 전경.

SH공사 관계자는 “SH공사와 현대백화점은 그런 계약을 체결한 바 없으며, 가든파이브 라이프동 개인 상가 소유주들과의 협의가 끝나지 않아 내년 상반기에 정식 개장도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취임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가든파이브 문제 해결을 위해 2012년 3월 의욕적으로 TF를 구성, 추진해 온 현대백화점의 가든파이프 입점 계획이 여의치 않게 되면서 박 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에도 금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1년 재보궐 선거, 올해 치러진 6.4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서울시민들이 박 시장을 선택한 배경에는 이전 시장들이 해결하지 못한 가든파이브 문제, 뉴타운 문제 등을 해결해달라는 강력한 염원이 자리했다. 그러나 박 시장은 취임 4년차가 되도록 해당 문제에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해 행정업무 능력은 물론, 향후 행보에도 물음표가 붙게 됐다.

현재 현대백화점이 가든파이브 입점에 난항을 겪는 이유는 기존 상가 소유주들과의 협의가 순조롭지 않은 탓이 크다.

올해 1월 SH공사와 현대백화점, 가든파이브 라이프동 관리법인, 라이프동 상가활성화 추진위원회 등은 가든파이브 라이프동 일부를 현대백화점에 일괄임대하기로 결정했다.

일괄임대 대상은 라이프동 테크노관 지하1층~지상5층, 리빙관 지하1층~지상4층 등 총 영업면적 4만9000㎡에 달한다. 이 정도 규모의 현대백화점 프리미엄 아웃렛이 들어선다고 가정하면 아시아 최대 프리미엄 아웃렛인 롯데아웃렛 이천점(5만3000㎡)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임대 방식은 개인 상가 소유주들이 상가를 현대백화점에 임대하고 임대 수익을 받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임대차 조건은 계약기간 10년, 임대료 연간 인상률 4.1~4.5%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현대백화점의 가든파이브 입점이 장기 지연되면서 매월 수백억원의 관리비 및 금융비용이 지출되는 가든파이브의 혈세 낭비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가든파이브 전경.

올초 기준 이 구역 상가 소유주는 SH공사(981개), 입점 상인(418개)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정확한 임대 규모는 입점 상인들의 동의율을 고려해 확정짓게 된다. 현대백화점으로 일괄임대 계약이 이뤄지면 상인들과 SH공사의 임차인 명도 작업이 이뤄진다.

SH공사 측에 따르면, 12월 현재 입점 상인들의 동의율은 12월 현재 80%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나머지 입점 상인들과는 계속 협의가 진행 중이다.

협의가 여의치 않을 경우, 반대하는 상가는 남겨놓고 현대백화점 측 입점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게 SH공사 측 설명이다. 이 경우 일부 상가를 제외하고 내부 공사를 하는 등 백화점 이미지가 반감될 소지가 있어 최후이자 최악의 카드로 평가된다.

SH공사 관계자는 “협의가 잘되면 쉽게 입점이 되겠지만 협의가 안되면 일부 상가는 남겨놓고 입점하게 된다”며 “그래서 협상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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