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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만 2조2000억 팔아‘역대 최대’
뉴스종합| 2014-12-24 11:43
2007년 2조1060억원보다 많아
2년 연속 주식 순매도 이어져

유가하락·러시아 디폴트 이슈에
日엔저 공세까지 겹쳐


한국증시에서 ‘큰손’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외국인의 12월 유가증권 순매도 금액이 역대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최근 아시아국가 중 한국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산타랠리’(소비시즌인 크리스마스 전후 연말과 연초 주가 강세 현상)를 기대했던 국내 증시에 외국인 매도가 찬물을 끼얹고 있는 형국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8일 1900선이 붕괴된 뒤 회복했으나 1940선에서 여전히 맴돌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의 매도세로 수급 체력이 약해진 탓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151억원어치나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한 달만 놓고보면 지난 2007년 2조1060억원의 순매도를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올 한해만 놓고 봐도 최대치다. 외국인은 지난 10월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358억원을 순매도해 가장 많이 내다팔았지만 이달 들어서는 규모를 더욱 늘려 유가증권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10일 이후 10거래일 연속 팔자세다. 12월 외국인의 순매수도 현황을 연도별로 보면 2001년 투자자별 거래 동향 집계 이후 외국인은 6번 순매도 했고, 8번 순매수했다.

올해를 제외하고는 2007년 2조1060억원, 2013년 1조7027억원, 2004년 1조40억원, 2005년 5685억원, 2011년 3665억원 순으로 많이 팔았다.

반면 2010년에는 3조6255억원 어치를 사들여, 가장 많은 순매수를 기록했다. 2012년 3조5784억원, 2009년 2조2814억원, 2003년 1조576억원, 2006년 1조125억원, 2008년 8776억원, 2001년 3450억원, 2002년 915억원순으로 많이 사들였다.

급격한 국제 유가 하락 여파로 신흥국 중심으로 순매도를 보이고 있는 추세에다 러시아 디폴트(채무불이행) 이슈까지 맞물리면서 외국인 순매도가 가속화됐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WSJ은 한국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의 주 요인으로 일본의 엔저 공세를 지적했다.

WSJ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수출중심적 투자전략을 버리고 있다”며 “불과 1년 전만 해도 수출강대국인 한국과 대만이 꾸준한 미국 경제회복세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는 심리가 팽배했지만 일본은행의 대대적인 양적완화로 이같은 기대감은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팔자세의 강도는 다소 약해지겠지만,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까지 나와 배당을 등에 업고 막바지 반등을 꾀하는 한국 증시에 빨간불이 커졌다.

다만 2010∼2013년까지 남은 4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4차례 모두 누적 순매수를 나타낸 바가 있어, 시장은 이에 대해 막바지 기대를 걸고 있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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