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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이슈]‘늙은 갑부가 젊은 갑부를 공격한다’…왕젠린의 위기극복 묘수
뉴스종합| 2014-12-24 14:00
[특별취재팀=민상식 기자]“‘늙은’ 갑부가 ‘젊은’ 갑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최근 한 중국 언론이 현재 벌어진 중국 최고 갑부 자리 쟁탈전을 표현한 문구다. 늙은 갑부는 ‘부동산의 대가’ 왕젠린(王健林ㆍ60) 회장을 말한다. 젊은 갑부는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馬雲ㆍ50) 회장이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 업체 완다(萬達)그룹을 이끌어온 왕 회장은 최근 5년간 중국 부호 순위에서 4차례나 1위를 차지했던 중국 최고의 갑부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1위 자리를 마 회장에게 내줬다. 부동산 거품 해소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성공적인 미국 증시 상장 영향 탓이다. 

왕젠린(王健林ㆍ왼쪽) 완다(萬達)그룹 회장과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

중국 후룬(胡潤) 부자연구소에 따르면 왕 회장의 자산은 242억달러(한화 약 26조7000억원)로 평가돼, 마 회장(250억달러)에 밀려 2위가 됐다. 자존심이 상한 왕 회장은 변화를 선택했다. 사실 왕 회장은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 능숙하다. 그간 정치적으로 중국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으면서도 적극적인 혁신을 추구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왕 회장은 일단 마 회장과의 정면충돌은 잠시 미뤄두고, 대신 완다그룹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왕 회장은 최근 문화, 관광, 금융 및 전자상거래 부문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완다그룹 성장의 주축이 돼온 부동산 개발 확장이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테마파크 ‘완다청’(萬達城) 건설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향후 중국과 해외에 총 15개의 완다청을 만들고 매년 15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또 세계적인 영화사 인수에도 적극적이다. 왕 회장은 최근 영화 ‘헝거게임’을 제작한 라이언스 게이트 엔터테인먼트, 제임스 본드 영화 독립제작사인 메트로 골드위 메이어에 구체적인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 완다그룹은 2012년 세계 최대 극장체인인 AMC엔터테인먼트 홀딩스를 26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특히 관광 업계에도 진출하면서 최근 1년간 총 11개의 여행사를 인수했다. 또 관광상품 개발을 위해 ‘완다문화관광기획연구원’을 별도로 설립했다.

왕젠린(王健林) 회장.

올해는 전자상거래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 8월 중국의 인터넷검색 최대 기업인 바이두(百度),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텅쉰(騰訊ㆍ텐센트)과 손잡고 50억위안(약 8900억원) 규모의 전자상거래 합작사를 만들었다. 합작사의 지분은 왕 회장이 70%를 갖기로 했다.

왕 회장은 올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부(富)를 불렸다. 완다그룹은 이달 16일 자회사인 완다상업(萬達商業)부동산을 홍콩 증시에 상장했다. 이날 조달 금액은 미국 달러 기준 37억달러로 아시아 최대이자 단일 부동산 기업 중 세계 최대 규모다.

1954년 쓰촨(四川)성에서 태어난 왕 회장은 중학교 졸업 후인 1970년 입대해 15년간 군 생활을 했다. 제대 후에는 다롄(大連)시의 노후 주택 현대화 사업을 시작으로 부동산 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주택개발 및 임대를 통해 덩치를 키운 왕 회장은 아파트ㆍ백화점ㆍ호텔 등을 한곳에 모은 ‘완다광창(萬達廣場)’이라는 복합 쇼핑몰을 중국 전역에 100곳 가까이 건설하며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로 성장했다. 완다그룹은 현재 75개의 백화점, 51개의 5성급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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