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나홀로 매수’기관은 삼성·통신을 산다
뉴스종합| 2015-01-06 08:31
외국인 투자자가 떠난 국내 증시에 기관 투자자만이 ‘나홀로’ 수급을 책임지고 있다. 새해들어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소폭 순매수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유턴으로 판단하기에는 대내외 여건이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결국 시장의 수급을 좌우하는 기관투자자 횡보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12월 이후 순매수한 종목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관, 당분간 수급 좌우…외국인 U턴은 아직=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유가증권시장에서 모두 2조3159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던 외국인이 이달들어 2거래일동안 819억원의 주식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지난달 2조원 가까이 주식 순매수에 나섰던 기관은 40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강달러 기조가 유지되는 한 외국인 자금이 국내로 본격적으로 유턴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 자산운용사의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 자금은 환율과 원자재 가격 동향에 민감하게 작용한다”며 “올해 미국 달러화 가치가 더욱 상승하고 원자재 가격이 추가로 조정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 등 신흥국시장으로의 자금 본격적으로 유입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4월 이후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과 중국 본토 주식의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편입 여부도 외국인 자금의 국내시장 유턴의 향방을 좌우할 큰 변수로 꼽히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5월 말 상하이A주가 MSCI 지수에 편입될 경우 외국인은 중국 주식 비중을 늘리고 국내 주식 비중을 줄여 연간 최소 6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중국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관 순매수 상위…삼성그룹주ㆍ통신주 집중=이에 따라 당분간 기관 투자자 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기관이 순매매하는 종목이 자연스럽게 관심종목군으로 부상될 수밖에 없다.

기관은 12월 이후 한달여간 삼성전자 주식 5231억원억치 순매수한 것을 비롯해 제일모직(3900억원), 삼성SDS(3492억원), 현대차(1584억원), 엔씨소프트(1436억원), 한진칼(1355억원), LG유플러스(1298억원), SK텔레콤(1029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특히 순매수 상위종목 1,2,3위가 모두 삼성그룹주인 것이 눈길을 끈다. 이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순환출자 구조 최정점에 있어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삼성SDS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회사로 지배구조개편의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양형모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시도와 삼성테크윈 등의 지분 매각, 이 부회장의 삼성생명 및 삼성화재 지분 취득 등이 그 근거”라고 분석했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 등 통신주도 집중 순매수했다. 새해들어서도 기관의 통신주에 대한 러브콜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기관의 통신주 매수는 단통법 시행에 따른 실적 상승과 연말 배당 이슈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단통법으로 휴대전화 보조금 규제가 강화되면서 보조금 축소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단통법 효과는 이달 말에 발표될 4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통신 시장 안정화에 따른 실적 개선을 예상한 기관 투자자들이 미리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