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화석연료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상대적으로 하락한데다, 유가하락으로 장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새해 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8일 태양광 시장조사업체인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전날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은 1㎏당 19.20달러로 전주 대비 0.08달러 더 떨어져 8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유가하락이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이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지난달 셋째주 20달러선이 무너졌다. 폴리실리콘은 태양전지의 핵심소재로 태양광 업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OCI와 한화케미칼 등이 생산하는 폴리실리콘의 평균 제조단가는 약 25달러선이다. 그동안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증설과 공정효율화 노력을 기울였지만, 여전히 만들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다.
2013년 폴리실리콘 가격이 15달러선까지 폭락하면서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쳐온 태양광 회사들은 지난해 3월 초 22.6달러까지 가격이 오르자 조만간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곧이어 저유가 폭탄이 떨어지면서 폴리실리콘 가격이 또다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게다가 최근 폴리실리콘 업체들이 연말 재고를 풀어내면서 가격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시장은 각국 정부 신재생에너지 육성 정책에 의해 좌우되는데, 저유가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태양광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유럽과 일본은 태양광 보조금을 이미 줄였거나 조만간 줄일 계획이다.
그동안 유럽은 환경보호를 위해 발전단가가 낮은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자제하고 태양광 산업을 정책적으로 육성해 왔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다시 원자력과 화석연료로 선회하고 있다.
영국은 최근 20년만에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획을 발표했고, 독일도 올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대한 보조금을 축소할 계획이다. 신흥시장으로 불리던 호주도 지난해 8월 태양광발전 인센티브 제도를 폐지했다. 2011년 대지진 이후 태양광 발전을 육성해 온 일본 정부는 자민당 중의원 선거 압승을 계기로 원전 재가동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3위의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인 OCI도 전북 새만금 산업단지 내 폴리실리콘 설비 증설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반면 한화케미칼은 올 상반기내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오히려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