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슈퍼리치] 억만장자 사우디 왕자 “유가 100달러 시대 다시 없을 것”
뉴스종합| 2015-01-13 08:45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국제 유가의 ‘100달러 시대’에 종언을 고해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알왈리드 왕자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로 가는 것을 더이상 보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 왕가 핵심인사인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왼쪽)

세계적 부호이자 투자자로 손꼽히는 알왈리드 왕자는 원유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기 어렵다면서 유가 하락세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수요가 부진한데 공급 과잉이 발생했다. 이는 유가 폭락을 부르는 ‘레시피’”라면서 “유가에 하방압력이 더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라크, 리비아 등 같은 중동 산유국뿐 아니라 미국이 셰일에너지 생산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경제의 동반 성장 둔화를 우려했다. “일본은 제로성장에서 맴돌고 있고 중국은 6~7% 성장을 내다보고 있으며, 인도의 성장은 반 토막이 났다”며 “독일도 성장 잠재력을 2%에서 1%로 내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6개월새 WTI 가격 추이. 단위는 배럴당 달러. 1월 12일 종가는 46.07달러로 5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료=WSJ]


아울러 시장점유율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사우디 정부의 입장에 대한 질문에 “원유에 대한 정부 정책에 유일하게 동의하는 점”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사우디 왕가 핵심인사로 꼽히는 그가 정부의 생산량 유지 정책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향후 산유국 간 ‘치킨게임’이 극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앞서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지난 11월 회의에서 하루 3000만배럴의 산유량 목표를 유지하기로 결정, 국제 석유전쟁에 불을 붙인 바 있다.

한편 이날 국제 유가는 약 6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직전 거래일보다 2.29달러(4.7%) 하락한 배럴당 46.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46달러선이 깨져 배럴당 45.90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2.68달러(5.3%) 떨어진 47.43달러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이후 5년 10개월 만에 최저 기록이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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