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정규(수원)기자]월 수백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고가 의료 장비나 외제차량 등을 리스로 사용하면서 세금은 체납해 온 고액 체납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기도는 1000만원 이상 체납자를 대상으로 한달동안 리스 사용실태에 대해 조사한 결과 고액체납자 251명을 적발했다고 15일밝혔다. 도는 이중 159명이 가지고 있는 리스보증금 231건 51억원을 압류조치 했다.
적발된 고액체납자들의 상당수는 유명 성형외과와 의료법인, 회계세무법인 대표, 법조계 변호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체납액만 해도 174억원에 이른다.
경기도 광역체납기동팀에 따르면 이들 체납자들은 고급 외제차량인 페라리, 재규어, 벤츠, BMW, 아우디는 물론 할리데이비슨과 같은 레저용 오토바이를 리스로 사용하면서 월 80만원에서 최고 1500 원까지 리스료를 내고 있었다.
실제로 용인시에 거주하며 서울 서초동에 A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변호사 여 모씨는 1000만원 세금을 체납하면서도 1000만원의 보증금과 월 140만원의 리스료를 내며 제네시스와 i30 승용차를 운행했다.
3000만원을 체납한 부천시의 박 모씨도 인천부평의 B성형외과를 운영하면서 아우디와 BMW 두 대를 1500만 원의 보증금과 월 700만원의 리스료를 내고 사용하다 적발됐다.
또 용인에 거주하는 C세무회계법인 대표 이 모 씨는 2100만 원을 체납하고도 1억원짜리 페이튼과 렉서스 2대를 1500만원의 보증금과 월 550만원의 리스료를 내고 사용하는 것이 확인돼 보증금을 압류 조치 당했다.
고가의 장비를 리스로 사용하면서도 세금을 체납한 ‘얌체족’도 적발됐다.
도는 의료계 종사자들의 경우 3억원에서 10억원 정도하는 로봇척추치료기기와 암치료기기인 온코써미아, 최첨단 MRI기기와 같은 고가 장비를 월 1000만 원에서 2700만 원까지 리스료를 내고 사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한 건설장비대여업자는 20~30억 원이나 하는 대형 건설 장비 4대를 매월 1억5000만 원의 리스료를 내고 사용했지만 정작 세금 1억 원을 체납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고가 장비를 사용하는 체납자 가운데 보증금이 없는 경우는 이번 압류조치에서 제외됐지만 관허사업제한, 공공기록 정보등록 등의 조치를 통해 압박할 것”이라며 “리스 보증금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신용도가 높다는 것으로 공공기록 정보등록 등의 조치로 신용도를 제한하면 타격을 입게 된다”라고 했다.
경기도 광역체납기동팀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수십억원에 달하는 장비, 차량 등을 리스라는 제도를 통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과 이들에게 수백만 원에서 수억원까지 리스보증금이 있는 것이 놀라웠다”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광역체납기동팀을 가동해 경기도 전역을 샅샅이 훑는 ‘현미경 체납징수 시스템’을 가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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