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육의 質 맞출지 의구심…보육교사 낮은 처우도 해결돼야
인천 어린이집 폭행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추진 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유보통합(유아 교육ㆍ보육 통합)’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교육의 질(質)이 차이 난다”며 학부모들이 어린이집보다 유치원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유아 교육계 안팎에서는 학부모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유치원과 어린이집, 두 기관의 교ㆍ보육 수준을 맞출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15일 교육계에 따르면 현재처럼 교육기관 유치원(교육부 관할)과 보육기관 어린이집(복지부 관할)의 교육 시스템, 특히 교사에 대한 차이가 여전한 상황에서 ‘유보통합’을 서두르는 것은 무리라는 신중론이 유아 교육계를 중심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우선 보육기관인 어린이집은 유치원에 비해 교사의 처우가 낮다. 유치원 교사가 되려면 전문대나 4년제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해야 하지만, 어린이집은 고졸 이상 학력으로 학점은행제 학원 등을 통해 17과목(51학점)만 이수하면 교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이어서 어린이집 교사는 유치원 교사보다 현저하게 낮은 급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르치는 것(교육)보다 돌보는 것(보육)에서 커리큘럼이 맞춰져 있다 보니, 원생들을 보살피느라 근무시간도 최소 12시간이나 된다. 유치원 교사와 많게는 4배까지 격차가 벌어진다.
보육 교사는 양성 과정 상 교사에게 필수인 인ㆍ적성 교육과 평가가 부실할 수 밖에 없는 데다, 열악한 근무 환경 속에서 어린이들을 성심성의껏 돌보기 어렵다 보니 이 같은 사건은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 유아 교육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물론 유치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교육비가 저렴한 국ㆍ공립 유치원이 전체 정원의 13% 정도 밖에 수용할 수 없다 보니 학부모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비싼 사립 유치원에 보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정부는 유아 교ㆍ보육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유보통합’을 추진해 왔다.
현재 정부는 ‘유보통합’ 1단계로 내년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평가 체계를 통합하고, 정보공시 항목을 학부모 수요에 맞춰 개편해 평가 등급을 공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와 함께 인성 교육 도입 등을 통해 보육 교사와 어린이집의 교육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보육 전문가인 서영숙 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이 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막으려면 보육 교사 현장 실습 과정에서 부적격자를 걸러내는 한편 교사 양성 과정에서 유명무실화된 인ㆍ적성 관련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