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후쿠시마 사케’의 굴욕
뉴스종합| 2015-01-16 11:07
방사능 공포에 韓·中 등 주요국 수입 꺼려
일본인들도 “선물 받고 싶지 않다”이중고



“고객 중 한 명이 우리 (후쿠시마)사케를 친구에게서 선물로 받았는데, 받고싶지 않았다고 말하더라고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후쿠시마산(産) 사케가 ‘방사능 공포’로 외면받고 있다. 주요 해외시장인 한국과 중국이 수입을 꺼려하고, 자국민들도 구매를 꺼려 이중고를 겪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사케의 품질을 보다 더 고려하기 시작하면서 고급화 전략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며 애써 위안삼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BBC방송은 소비자들이 지역에서 생산된 쌀과 물로 술을 만들어 방사능에 오염됐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만연해 있음을 양조업자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라하시 히로유키 후쿠시마현 사케 양조협회 회장은 “사람들이 후쿠시마산 제품을 사지 않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한다”며 “절대 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사고 발생 4주년을 한 달 여 앞둔 가운데, 62개 지역 양조업자들의 모임인 협회는 회원사가 사용하는 원재료와 최종상품의 안전성 테스트를 정부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람들은 주류제조를 위한 산지는 원전사고 출입금지구역 밖에 위치해 있는데도 후쿠시마 발효주는 마시지 않겠다는 인식이 강하다.

사케가 일본 주류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13년 사케의 비중은 6.5%로 전년도 6.7%보다 줄었다.

설상가상으로 수출길도 막혔다. 중국은 방사능 공포가 지속되고 있다며 후쿠시마와 그외 9개지역에서 생산된 사케를 모두 수입금지시켰다. 한국도 후쿠시마 사케 수입이 중단됐다.

하지만 긍정론도 있다. 사케 전문가들은 중소회사들로 구성된 일본 사케산업이 원전사고를 계기로 오히려 고급화 전략으로 전환할 기회를 맞았다는 것이다. 때문에 내수감소에도 양질의 쌀과 첨가물을 넣지 않은 프리미엄 사케 시장은 2013년 14.8%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시장도 활로가 보이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방사능 우려 때문에 수입을 중단한 상태지만 최대시장인 미국과 유럽시장에서는 매년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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