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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활성화 방안, 경제활력 이어지려면 ‘산 너머 산’…3대 과제는
뉴스종합| 2015-01-19 08:33
[헤럴드경제=이해준 선임기자] 정부가 19일 현장대기 프로젝트 조기 가동과 핵심 관광인프라 확충, 혁신형 기업입지 확대 등을 통해 모두 25조원 이상의 투자를 이끌어내겠다고 발표했으나, 실제 이를 경제활력으로 이어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1ㆍ19 투자활성화 방안’이 결실을 맺으려면 ▷서울시 등 지자체와의 원활한 업무협조 ▷법령 제ㆍ개정과 관련한 정치권의 이해와 지원 ▷기업들의 투자 호응 등 최소한 세 가지가 중대한 과제가 될 것으로 지적했다.

특히 유가하락과 글로벌 환율전쟁, 내수 침체 등 대내외 변수가 많은 올해초가 이런 장애물을 넘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느냐 아니면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지느냐가 결정되는 중대한 전환점인 만큼 이해관계자와 기업들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첫째로 정부는 용산 미군기지 조기개발, 한전 부지 개발 등 현장대기 프로젝트의 조기가동을 통해 17조원 상당의 투자를 이끌어내겠다고 발표했지만 서울시 등과의 이견조율이 필요하다. 가장 큰 프로젝트인 용산 미군기지의 경우 개발에 속도를 내려는 정부와 이를 시민들의 휴식공간이자 생태공원화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는 서울시가 이견을 노출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는 다양한 시민의견을 받아 이의 활용계획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열린 용산 미래모습 정책토론회에서 서울시도시계획정책자위원인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당대에 모든 공간을 채우려는 과잉디자인과 보전의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2세대에 걸쳐 공원을 조성한다”며 1세대에서는 토양오염의 정화와 생태계 보전 등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수 환경조형연구소 소장은 미군이 철수한 자리를 공원으로 조성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에어필드 공원을 예로 들며 “미군 철수 후 1년 동안 시설변화 없이 주민들의 이용행태를 관찰한 다음 일부를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속의 새로운 도시형 밀림으로 구성했다”면서 “주변의 녹지지역과 계획적으로 녹지 네트워크를 형성한 이러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둘째는 관련 법령 등에 대한 정치권의 협조다. 실제로 기재부는 이번에 발표한 53개 투자활성화 대책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필요한 법률 제ㆍ개정 과제가 8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에는 자연공원법, 항공법, 관광진흥법 등 민감한 사항도 포함돼 있다.

해양관관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바다 그린벨트’ 해제를 위한 자연공원법의 개정이 필요하며, 호텔 리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관관진흥법과 부동산투자회사법의 개정이 필요하다. 판교 창조경제밸리 조성을 위해 민간 개발사업자에게 용지를 원형지 형태로 공급하기 위해선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산업단지내 지식산업센터 용지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까지 적용하기 위해선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의 개정이 필요하다. 항공정비업의 외국기업 지분율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선 항공법 개정이 필요하고, 기술신용평가회사(TCB)를 확대해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기술신용조회업’을 제정해야 한다.

세째는 민간의 투자 호응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발표하면서 조선 철강 건설 해운 등 기존 주력업종의 부진이 지속됨에 따라 이를 통한 투자확대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관광 벤처 등 상대적으로 투자수요가 많은 혁신형 투자를 중심으로 대책을 만들었다.

하지만 기업들의 투자는 정부 대책보다 대내외 경제환경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그 동안 기업들이 투자를 꺼렸던 것도 정부가 투자 유인책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대외 경제상황 악화, 내수 부진 등 여건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밖에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개발 등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이는 등 사회적 분위기도 중요하다. 시민사회와 국민들은 물론 기업, 지자체, 정치권 등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하나하나 매듭을 풀어가는 진정성이 필요한 것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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