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루블화 폭락에 중앙아시아계 러 노동자들 본국 송금액 급감
뉴스종합| 2015-01-19 10:23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러시아의 루블화 폭락에 따른 중앙아시아 경제 위기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루블화가 추락을 거듭하면서 러시아에서 일하는 중앙아시아 출신 노동자들이 본국으로 송금하는 돈의 가치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영국 가디언지는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루블화의 위기가 러시아 남부 국경과 접한 중앙아시아ㆍ캅카스 지역 9개국 경제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반토막이 난 루블화 때문에 중앙아시아계 이주노동자들의 본금 송금액 가치가 큰 폭으로 감소한데다, 러시아에 남아 일을 하게 만드는 뚜렷한 유인도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세계은행(WB)의 자료를 분석해 올해 루블화 약세로 예상되는 본국 송금액 감소폭이 100억달러(약 10조7750억원)를 넘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WB는 지난해 10월 러시아에서 중앙아시아ㆍ캅카스 9개국으로 유입되는 송금액 연간 규모가 190억달러(약 20조4725억원) 가량일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그러나 가디언은 당시 달러당 루블화 가치가 40루블로 계산됐다면서, 지난해 50% 떨어진 루블화 가치를 다시 적용해보면 올해 유입 송금액은 76억달러(약 8조1900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외에도 은행을 통하지 않고 송금하는 비공식적 루트까지 계산에 넣으면 감소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러시아 이주노동자들이 집에 보내주는 돈에 크게 의존해온 중앙아시아ㆍ캅카스 9개국 경제가 본격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우려된다.

중앙아시아ㆍ캅카스 9개국 경제의 러시아발(發) 송금액 의존도. 하늘색은 외국에서 들어오는 송금액이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진한 파란색은 러시아에서 유입되는 송금액 의존도. [자료=가디언]

WB에 따르면 러시아 이주노동자들의 본국 송금액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는 2013년 현재 타지키스탄이 25.1%로,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키르기스스탄(24.8%), 우즈베키스탄(11.7%), 몰도바(9.3%), 아르메니아(9.1%)도 러시아 노동자들의 송금액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갖추고 있다. 또 조지아(4.5%), 우크라이나(2.3%), 아제르바이잔(1.3%)도 러시아발 송금액을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 인터넷 매체 페르가나를 운영하는 다닐 키슬로프는 “국제 유가 하락과 루블화 약세가 계속되면 짐을 싸서 돌아가는 이주노동자가 늘어날 것”이라면서 “러시아에서 창출된 돈에 의존해온 중앙아시아 경제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러시아에서 일하고 있는 구소련 출신 불법 노동자가 수백만명에 이르는 가운데, 우즈베키스탄 노동자는 240만명 가량으로 알려졌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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