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
그리스 시리자 총선 승리, 치프라스 제2의 룰라ㆍ차베스 되나
뉴스종합| 2015-01-26 11:19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그리스 좌파정당 시리자가 총선에서 승리하고 알렉시스 치프라스(40) 당 대표가 그리스 최연소 총리가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그가 추진하는 반긴축기조와 포퓰리즘적 정책에 따라 과거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나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과 같은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과거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 정권과 치프라스 대표를 비교하며 차베스 대통령, 룰라 대통령과 비슷한 결말을 맞게 될 것인지에 대해 주목했다.

그리스 사회주의 정당 사회당(PASOK)의 대표이자 총리를 지냈던 파판드레우 전 총리는 지난 1981년 10월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그리스 정치역사상 처음으로 좌파정권을 수립한 인물이다. FT는 그리스의 현 정치ㆍ경제적 상황이 과거와 유사하다는 점을 FT는 지적했다.


그리스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유럽연합(EU)와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24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등 외국 자본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다. 금융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향력도 크다. 현재 그리스의 공공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175%에 달한다.

하지만 치프라스보다 더 독립적인 정책을 펼쳤던 파판드레우의 상황은 조금 더 나았다. 34년 전 공공부채는 GDP의 25% 정도였다.

그럼에도 치프라스는 긴축정책에 반대하며 공공지출을 늘리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대중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20억유로의 세수를 줄이고 사회보장지출을 늘리겠다는 것인데, 선거공약으로 저소득층 전기공급, 무상급식지원 등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그리스는 오는 3월까지 43억유로의 부채를 해결해야 한다. 치프라스는 EU,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탈퇴를 카드로 구제금융 재협상과 부채탕감을 성공시켜야 한다. 이는 유럽공동체(EC)와 나토 탈퇴를 주장하면서 포퓰리즘적 정책을 폈던 파판드레우 전 총리의 상황과도 비슷하다고 FT는 전했다.

그러면서 FT는 치프라스가 중도파로 전향할지 그리스 채무자들과의 계약을 중단할지에 따라 포퓰리스트인 차베스 전 대통령이 될지, 급진좌파라기보다 개혁가에 가까웠던 룰라 전 대통령이 될지를 주목했다.

그러나 시리자는 실용주의 노선을 반대하고 있어 합리적 선택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치프라스는 25일 총선 승리가 확실시되자 연설을 통해 “그리스는 5년 간 치욕과 고통을 뒤로하고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다”며 2010년부터 받은 구제금융 이행조건인 긴축정책을 폐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트로이카(EU, ECB, IMF)는 과거의 것이 됐다”며 IMF, EU, 유럽중앙은행(ECB)으로 구성된 채권단과 합의한 이행조건을 파기하고 재협상하겠다고 말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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