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일반
강북지역 뉴타운사업 가속도 붙었다
부동산| 2015-01-27 11:05
2000년대 후반 격렬 반대로 침체
건설사 소송전 계기 해산 재검토
강북권 재개발 아파트 분양 훈풍
최대규모 ‘장위’철거·이주 본격화



서울 강북지역 뉴타운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뉴타운 사업은 사업 추진이 빨랐던 길음, 은평, 왕십리 등 3개의 시범뉴타운 지구가 턱없이 낮은 조합원 보상가, 과도한 기부채납 비율 등으로 골머리를 앓으면서 2000년대 후반 들어 서울 전역에서 뉴타운 반대 운동이 벌어지는 등 최악의 침체기를 맞았다.

시범 뉴타운의 선례를 통해 사업 초기에 ‘헌집’을 주면 ‘새집’을 돌려준다던 공약이 감언이설에 지나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됐던 것이다.

조합원 보유 주택의 뉴타운 보상가는 감정평가액(시세의 60~70%) 수준으로 책정되고, 뉴타운 부지의 30~40% 가량이 지자체에 공원, 도로 부지 등으로 기부채납되는 바람에 조합원 추가분담금이 급증한 것이 결정타였다.

예컨대 3억원대 집을 보유한 A조합원은 1억8000만~2억1000만원 가량을 보상받고 분양가가 3억원대 후반~4억원대 초반으로 훌쩍 뛴 전용면적 59㎡ 아파트 한 채를 받기 위해 약 2억원의 추가분담금을 내놔야 했던 것이다. 집 철거 및 이주 후 입주가 다가올 시점에 각 조합원에게 추가분담금이 통보돼 어쩔 수 없이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도 후에 조합원들의 격렬한 반발을 샀다.


결국 지난 2012년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후 서울 뉴타운 전역에 미리 조합원의 추가분담금 액수를 알려주는 실태조사 결과 통보가 진행됐고, 이와 패키지로 소위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불리는 뉴타운 해산제도를 지자체 및 정치권이 마련하면서 해산운동이 본격화됐다.

2013년과 2014년 2년간 뉴타운 출구전략의 시행으로 조합 해산이 봇물을 이뤘지만 지난해 한 건설사가 해산된 조합에 매몰비용을 청구하는 가압류를 걸면서 뉴타운 출구전략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조합 해산 후 다시 거대 건설사와 소송전 등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뉴타운 반대를 주장하던 각 구역 비상대책위들이 뉴타운 진행을 다시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때마침 지난해 분양한 강북권 재개발 아파트의 분양 성적이 정부의 부동산 경기부양 정책 등에 힘입어 호조를 보이면서 강북지역 뉴타운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분양한 서울 노원구 월계3구역 재건축 아파트인 꿈의숲SK뷰, 9월 분양한 성북구 보문3구역 재개발 보문파크뷰자이, 강북구 미아4구역 재개발 꿈의숲롯데캐슬 등은 모두 청약 및 계약 단계에서 기대 이상의 열기를 보였다. 11월 분양한 돈의문뉴타운1구역 경희궁자이는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평균 3.5대1, 최고 49대 1의 기록적인 청약률을 보였다.

올해에도 서울 강북권에는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 1-1,2,3구역(북아현힐스테이트, 북아현푸르지오, 북아현e편한세상)과 성동구 왕십리3구역(센트라스), 옥수13구역(옥수e편한세상), 금호13구역(신금호파크자이), 금호15구역(신금호e편한세상) 등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강북권에도 점차 부동산 훈풍이 불면서 그동안 침체돼 있던 강북지역 뉴타운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어 주목된다.

서울 뉴타운 중 부지면적(약 180만㎡)이 최대 규모인 장위뉴타운은 강북권 최대 규모(66㎡) 시민공원인 북서울꿈의숲과 접해 있고 동북선 경전철 건설계획도 잡혀 있어 서울 속 미니신도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으나 그동안 사업 진행이 더뎠던 곳이다. 그러나 최근 철거 및 이주에 들어가는 등 본격적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장위2구역은 현재 철거 및 이주가 진행 중으로 오는 5월 일반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위5구역은 오는 4월까지 이주를 완료할 계획이고, 1구역은 3월부터 이주할 예정이다. 지난 22일에는 장위4구역이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고, 올해 안에 관리처분인가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장위7구역은 사업시행인가 전 단계인 건축심의를 올해 상반기 통과할 예정이고, 6구역은 사업시행인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밖에 2013년 10월 신길뉴타운 11구역(래미안 프레비뉴), 지난해 12월 신길뉴타운 7구역(래미안 에스티움) 등을 분양한 신길뉴타운과 길음뉴타운 등의 속도도 빠른 편이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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