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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도 버린 2만명의 아이들…대한민국에 드리운 다문화의 그늘
뉴스종합| 2015-02-02 09:24
[헤럴드경제 = 하남현 기자] 1990년대 이후 본격화된 불법체류자 문제가 20여년이 훌쩍 지난 2015년, 한국 사회는 불법 이주 아동이라는 새로운 그늘을 낳고 있다.

불법체류자 신분의 이주민들이 낳은 아이들이 ‘불법’의 신분을 물려받은채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셈이다. 이들을 음지에서 방치할 경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거주인 중 3.5명이 외국인인 상황에서 다문화 사회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이주 아동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불법체류자가 한국 사회에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은 1991년 산업연수생 제도 도입 이후다. 정부는 소위 ‘3D’업종을 중심으로 한 단순기능 산업인력의 부족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1991년 11월 시행된 산업연수생 제도를 마련했다. 이 제도는 곧 외국인근로자들에 대한 사업장내에서의 폭행, 임금체불 등과 같은 인권침해 문제와 함께 근로지 이탈에 따른 불법체류를 잉태했다.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2004년 고용허가제를 도입했다.

정부는 고용허가제가 성공적인 이주 관리 시스템으로 정착했다고 평가한다. 제도 도입 전 80%에 육박했던 외국인 근로자의 불법체류율이 올해 2월 기준으로 16.3%까지 떨어진 점을 근거로 든다.

하지만 법무부에 따르면 불법체류자 수는 지난해 12월 현재 20만8778에 달한다. 무시못할 규모다.

더구나 불법체류자 증가에 따른 부작용도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불법체류자들에 의해 벌어지는 강력범죄는 큰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엽기적 토막살인 행각을 벌인 오원춘, 박춘봉 같은 인물들은 모두 불법체류자였다.

전문가들은 “신분 자체가 불법이라 사법기관 조사를 피하다 보니 마약 판매, 성폭력 등 비합법적인 일의 유혹에 걸려드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일부 지역은 조선족, 아랍계 등의 불법체류자가 대거 거주하며 슬럼화돼기도 했으며 조직폭력화 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이주아동 문제가 한국의 외국인ㆍ이주민 정책에서 가장 취약한 고리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 이주노동자로 왔다가 불법체류하거나 난민으로 입국해 체류한 이들의 자녀들이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이고 있는 셈이다.

국내 미등록 상태인 이주아동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공식 통계도 없다. 불법체류자 또는 미등록 이주여성이 출산하면 출생 등록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약 2만 여명에 달한다는 일각의 추산이 있을 뿐이다.

부모가 미등록 불법체류 신분이면 직장이나 지역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그 자녀인 이주아동도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다.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따라 정부는 2003년과 2010년 시행령을 개정해 미등록 이주아동이라도 거주사실 확인 서류를 제출하면 초ㆍ중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불법체류자 자녀를 통해 부모의 신원과 거주지를 파악, 단속을 벌여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2012년에는 불법체류 신분인 몽골인 고교생이 학교에서 싸움을 말리다 참고인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신분이 드러나 홀로 강제 추방된 사건이 발생해 인권단체들의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누려야할 기본적인 인권도 못누리는 이들이 사회의 음지로 이끌려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김해성 지구촌사랑나눔 대표는 “한국은 속인주의를 택하고 혈통중심이다보니 필연적으로 공공기관에서 불법체류자들의 무고한 아이들을 사각지대로 몰아넣는다”며 “숙박시설과 급식소, 병원, 등을 설치해 이 아이들을 보호하고, 생존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airinsa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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