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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무겸-서두원 타이틀전 ‘불완전연소’ 유감
엔터테인먼트| 2015-02-02 11:03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ㆍ헤럴드스포츠=정성욱 기자] 타이틀에 도전한 로드FC 대표 파이터 서두원(34ㆍ팀원)과 챔프 최무겸(26ㆍMMA스토리). 연장승부를 펼쳤지만 둘다 여력이 남아 돌았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낸 경기가 아닌 ‘불완전연소’로 끝난 경기였기 때문이다. 

사진: 최무겸(오른쪽)이 서두원에게 라이트 아웃사이드 로킥으로 견제하고 있다.

지난 2월 1일 서울 장충동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021의 메인이벤트로 마련된 둘간의 승부는 정규 3회를 지나 연장 1회가 종료되고서야 결정이 났다. 2-1 스플릿 판정으로 챔프 최무겸의 승리였다. 일치하지 않은 심판들의 판정처럼, 이들의 경기는 펀치와 킥이 어지럽게 교환된 접전이었던 걸까. 실은 그렇지 않다. 평소의 그들답지 않은 빈공이어서 채점이 어려웠을 정도다.

사진: 최무겸이 스피닝백킥으로 서두원의 바디를 노렸다.

둘 다 지킬 것이 ‘너무’ 많았다. 최무겸은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이 워낙 소중했다. 서두원은 단체 대표파이터라는 명성과 베테랑으로서 자존심이 컸다. 이들답지 않은 졸전은 이처럼 서로 지킬 것을 앞세운 탓에 발생했다.

사진: 서두원이 한방을 노린 큰 궤적의 라이트훅을 시도하고 있다. 최무겸은 이미 한 발 빠진 상태에서 서두원의 움직임을 정확히 읽고 있다.

서두원은 특유의 전진압박으로 나섰다. 서두원에 비해 빠른 스텝과 다양한 공격옵션을 지닌 최무겸은 아웃복싱을 택했다. 서두원은 케이지를 넓게 쓰며 거리를 벌리는 최무겸을 쫓아다니다가 볼 일을 다 봤다. 날카롭게 들어오는 최무겸의 미들ㆍ로의 견제에 특유의 러시는 좀처럼 나와주지 않았다. 잽으로 먼저 붙들지 못하니 원투가 원투가 아닌 읽어내기 좋은 라이트 단발이 돼 버렸다. 

사진: 서두원이 밸런스를 잃고 캔버스에 넘어진 최무겸과 이노키알리 포지션에서 대치한 모습.

최무겸은 이처럼 서두원의 큰 것을 차단하며 야금야금 우세를 점했다. 몇 차례 붙은 거리에서 교전을 벌였지만 어디까지나 아웃복싱의 일환일 뿐 전면전에는 일절 응하지 않았다.

연장 포함 4개 라운드 내내 이런 양상이 반복되니 양 선수간 유효타가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누구 하나 리스크를 무릎쓰고 적진으로 돌진하는 이가 없었다. 탐색전을 4라운드 내내 펼친 것과 같은 모습이다. 대마싸움이 없었다.

사진: 최무겸이 교전 중 라이트를 헛친 뒤 반격하는 서두원의 레프트를 응시하고 있다.

3라운드 종료 후 1-1 무승부가 났을 때 최무겸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일부 심판이 그의 로와 미들을 대미지용이 아닌 수비용으로 보고 점수를 주지 않은 때문이다. 챔피언 어드밴티지를 감안하면 최무겸의 손을 들어줬어도 무방했지만, 무승부 연장 속행 판정에도 할 말은 없는 경기내용이었다.

사진: 서두원이 자신을 꺾은 챔프이자 후배인 최무겸을 무등 태우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연장 라운드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포인트를 의식한 듯 러시하려는 액션만 있지 승부를 내겠다는 마음은 두 선수 누구에게도 읽을 수 없었다. 2-1 스플릿 판정으로 최무겸의 승리가 선언되자 이번엔 서두원이 잠시 무표정으로 판정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진: 최무겸과 승리 후 기념촬영에 응한 정문홍(맨 오른쪽) 로드FC 대표. 이상 사진=정성욱 기자/mr.sungchong@gmail.com

챔피언 벨트도 소중하고, 대표급 파이터로서 명성도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다. 

yjc@heraldcorp.comㆍmr.sungch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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