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인물탐구
親朴ㆍ脫朴 돌고돌아 通朴으로…당청관계 새 키 쥔 유승민
뉴스종합| 2015-02-03 10:14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집권여당의 원내사령탑에 오른 유승민 원내대표의 정치역정 키워드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설정으로 정리된다.

그의 정치입문은 ‘친박(親朴)’이었다.

유 원내대표는 2005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로 있을 당시 비서실장을 지내고, 2007년 대선후보 경선 캠프에서도 정책메시지 단장을 맡으며 ‘측근 중의 측근’으로 정치 보폭을 넓혀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후 관계가 뜨듯미지근해지면서, 유 원내대표는 ‘탈박(脫朴)’의 길로 들어서며 독자적인 정치행보를 걷기 시작했다.

사진=이길동 기자/gdlee@heraldcorp.com

2012년에는 새누리당 당명 개정에 거세게 반대하며 청와대와 정면으로 대립하는 등 현 정부의 경제ㆍ안보 정책 등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청와대의 외교안보 비서진을 비판하며 ‘얼라들’이라는 직격탄을 날리는가 하면, 김무성 대표의 수첩 공개 파문 때는 청와대 문건유출의 배후라는 ‘KㆍY’로 지목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만 갔다.

그런 유 원내대표가 이제는 당과 청와대의 소통창구로 가교역을 맡아야 할 ‘통박(通朴)’으로 돌아왔다.

대체적으로 정치권에서는 유 원내대표가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한 비판과 자유로운 개헌 논의를 주장한 그간의 스탠스를 근거로 청와대와 각을 세울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실제로 유 원대대표는 경선 출마 선언부터 마지막 당선 소감에서까지 “당이 국정운영의 중심”이라는 정치 철학을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이는 그동안 당이 청와대의 ‘거수기’노릇을 해왔다는 안팎의 비판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단호한 의지로 읽힌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가 마냥 청와대에 반기를 들 수 만 없는 노릇이다. 박 대통령은 물론이고,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현 정부 집권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 정권이 실패해서는 다음 정권도 없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유 원내대표에게는 청와대와 강성대립만이 아닌 ‘2인3각’의 찰떡공조를 통해 싸늘하게 돌아선 민심을 수습해야 하는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건강한 긴장관계’로 그가 추구하는 당청관계를 정리했다.

생각의 차이나 민생과 괴리가 있는 부분은 대화와 소통으로 풀어나갈 수 있으며, 이를 단순한 갈등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제까지 마냥 끌려다니던 것이 아닌 당이 중심돼 청와대와 정부와 소통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균형’과 ‘대립’사이에서 절묘한 외줄타기를 하게 될 유 원내대표의 향후 행보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린다.

igiza77@heraldcorp.com

사진=이길동 기자/gd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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