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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물가·공공요금 인상이 원인
뉴스종합| 2015-02-03 11:19
담배·주류 전년대비 49.7% 급등
설 앞두고 육류·채소류값도 껑충
수도·전기·연료값도 소폭 올라
유가·원자재가격 하락 반영 미적
실질 가계소득 감소가 근본 원인



물가 상승률이 15년 만에 최고로 낮은 수준이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물가는 이와는 대조적이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0%대를 기록했음에도 일상과 밀접한 품목인 돼지고기, 의류, 신발 등의 가격은 오히려 상승했고, 전기 및 수도 요금도 잇따라 올랐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소비자 물가지수가 전년동월대비 0.8% 상승에도 일부 생활 품목은 가격 상승률이 10%를 넘어가는 등 전체 물가상승률을 크게 상회했다.

물가가 두달 연속 0%대를 기록하면서 디플레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는 딴판이다. 사진은 작년 추석대목의 재래시장 생선가게 모습.

연초부터 담뱃값이 2000원에서 4500원으로 뛰면서 주류 및 담배 가격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49.7%로 껑충 뛰었다. 설을 앞두고 채소값도 큰 폭으로 올라 상추와 시금치는 각각 전년동월대비 58.0%, 52.3% 상승했다. 육류의 경우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동월대비 10.5%로 급증했고, 수입쇠고기(6.0%)와 국산쇠고기(5.2%) 가격도 올랐다.

공업제품 중 소시지(19.0%), 핸드백(18.1%), 가방(16.4%) 등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줄줄이 올랐고, 수도, 전기 및 연료(0.4%)도 소폭 올랐다.

이는 지표상 0%대의 저물가와 국민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체감물가와는 괴리가 있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체감물가가 높은 이유는 최근 국제 유가나 원자재 가격 하락이 관련 제품이나 공공요금에 적기에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기업들은 유가나 원자재 가격 하락에도 인건비나 판매관리비 등이 올랐다는 이유로 제품 가격 인하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독과점화 돼 있는 유통구조와 복잡한 유통단계에 따른 물류비용이 고스란히 소비자 가격으로 이전되는 것 또한 실제 제품 가격 하락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가계 소득이 정체돼 있다 보니 작은 가격 변동에도 민감해진 측면도 있다. 실질 가계소득 증가율이 0∼1%대에 그치는 등 버는 돈은 크게 늘지 않다 보니 체감 물가 상승률이 높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더구나 부채 원리금과 이자 상환부담으로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어들면 물가가 제자리걸음을 한다 해도 체감물가는 높아질 수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가계에 쓸 돈이 없다보니 물가상승에 더 민감해졌고, 노후에 대비해 저축 등 미래 소비에 투자하면서 현재 소비를 줄이는 경향도 있다”면서 “유가하락 등이 실제 소비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품 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w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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