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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집사의 냥톡] 놀랍고 우아한, 냥이들의 신체언어
헤럴드생생뉴스| 2015-02-04 07:40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고양이들의 신체 언어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명확합니다. 마치 온실 속에서 자란 공주님 같다고 해야 할까요. 손짓 몸짓 하나하나가 우아합니다. 마치 시인 같기도 합니다. 일상적인 행동 하나하나에 많은 의미들을 담곤 하죠.

고양이들은 거짓말을 하지 못합니다. 다양한 표정을 짓더라도 몸이 솔직한 감정을 보여주기 때문이죠. 꼬리를 예로 들어보면 가볍게 흔드는 것은 편한 행복감을, 털과 함께 곧게 세운 상태는 공포를 나타냅니다.

신체언어는 포유동물들의 공통적인 특징이지만, 고양이가 전달하는 언어는 더욱 솔직합니다. 반려인의 행동에 따라 차이는 보이지만, 대화를 많이 건넨다면, 말을 자주 걸수록 고양이의 표현력이 더욱 좋아진다는 연구사례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양이가 표현하는 신체언어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반려인이 간단하게 몇 가지만 안다면 동거하는 냥이들의 심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사진출처:플리커>

▶가장 일상적인 정자세는 행복하다는 뜻입니다. 편하게 앚아 익숙한 ‘골골송’을 내며 새침한 눈으로 반려인을 바라보겠죠. 앞발은 가지런히 모은 상태에서 꼬리를 앞으로 말아 올리기도 합니다. 수염은 앞이나 뒤로 쏠려있지 않고 그 상태 그대로 위치해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머리를 쓰다듬으면 눈을 감은 채 행복감을 즐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플리커>

▶불안감을 느끼면 이른바 ‘어좁이’라고 불리는 어깨가 좁아지는 자세가 됩니다. 등보다 어깨를 아래로 내리며 웅크립니다. 동공은 원형으로 확장됩니다. 귀는 뒤로 젖혀지지 않고 쫑끗 세웁니다. 수염이 앞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고 꼬리는 바닥에 납작하게 붙습니다. 이 자세는 언제든 도망칠 수 있는 일종의 도약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플리커>

▶두렵다면 일단 귀의 높이가 낮아지면서 앞발을 세웁니다. 상대에게 언제든 위협을 가할 수 있는 공격자세죠. 공포를 느낀다면 동시에 자신을 지키기 위한 ‘한 방’을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카악질’을 할 수도 있습니다. 세운 앞발을 드는 순간 숨겨뒀던 발톱을 꺼낼 준비도 됐죠. 꼬리는 양 뒷발의 사이나 옆으로 전면을 향해 있을 겁니다.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길게 늘어뜨리지 않죠.

<사진출처:플리커>

▶반려인의 앞에서 기지개를 편다면 안심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고양이는 아무데서나 기지개를 펴는 마음씨 좋은 녀석들이 아닙니다. 기지개를 펴는 것은 ‘진정 내가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안도감에서 비롯된 최고의 느낌에 대한 표현입니다. 긴장을 푸는 과정은 신뢰가 두텁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사진출처:플리커>

▶귀를 낮게 깔고 눈을 치켜뜬다면 화가 났다는 뜻입니다. 온몸이 경직된 상태로 잔뜩 웅크리기도 합니다. 반려인이 약을 올린다면 이 표정을 쉽게 볼 수 있죠. 눈을 맞춘다는 것은 호의가 아닌 ‘복수 할거야’라는 말입니다. 너무 자주 약 올리면 쌓았던 신뢰까지 무너질 수 있으니, 이 표정을 자주 꺼내게 하는 것은 서로에게 이득이 안됩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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