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도시속 숲’ 에서 ‘숲속의 도시’ 로…파리의 야심찬 그린플랜
헤럴드경제| 2015-02-04 11:38
2025년까지 샹젤리제 거리에 거대 숲 조성
식물벽·지붕녹지화, 공원에 양떼 방목
도심속 자전거산책로·캠핑장도 조성
공해감축·휴식공간·미관·도시농업 1석4조
관광객 체류연장·재방문 유도에 큰 효과
관광대국 꿈꾸는 우리도 벤치마킹 서둘러야



멋쟁이 파리지엔느와 예술을 호흡하고 싶은 지구촌 여행자들이 쇼핑백을 들고 길가에 늘어선 각종 명품 브랜드의 매장을 누비는 모습. 그것이 아마도 연간 4000만 명의 외국관광객을 포함해 1억명이 다녀간다는 샹젤리제의 이미지일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 10년 뒤 샹젤리제의 모습은 어쩌면 숲이 무성한 공원 속의 거리로 바뀔지도 모른다. 얼마 전 샹젤리제의 리노베이션을 위해 개최된 샹젤리제위원회는 2025년까지 거리의 시작 부분에 거대한 숲을 조성하는 내용의 그린 플랜을 발표했다. 샹젤리제가 미래에도 여전히 세계인들이 가장 동경하는 거리로 남기 위해 녹지를 만든다는 것이다.

사실 파리시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내 곳곳에 자연을 배치하고 가꾸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해오고 있다. 시는 2010년 5월에 유로스타를 통해 유럽 각지를 오가는 여행객과 수도권 열차 환승객이 많은 RER 마젠타역에 공기정화를 위해 3000개가 넘는 식물들로 구성된 세계최초의 ‘식물벽’을 설치했고, 2011년부터 시내 공공건물들의 지붕에 총 22㏊에 달하는 지붕 녹지를 조성했으며 올해 말 까지 7㏊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앞으로 10년 뒤 프랑스 파리의 중심가 샹젤리제의 모습은 어쩌면 숲이 무성한 공원 속 거리로 바뀔지도 모른다. 오는2025년까지 거리의 시작 부분에 거대한 숲을 조성하는 내용의 그린 플랜이 발표했기 때문이다. 멀리 에펠탑이 보이는 파리 전경

또 시내 공원의 풀밭에 양떼를 방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아마 앞으로는 파리시내의 공원에서 시끄러운 제초기 대신 귀여운 양들이 풀을 뜯는 모습을 일상적으로 볼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마치 일본 교토 도지(東寺) 일대 탐방로와 녹지에 백제인들이 처음 데리고 간 사슴의 후손 수천마리가 관광객과 함께 어울리는 풍경 처럼 말이다.

‘도시속 자연 가꾸기’에 열을 올리는 곳은 파리 뿐 만이 아니다. 리옹은 시내를 흐르는 쏜강변에 조각 작품들을 설치하고 나무를 심고 산책로를 정비하는 ‘쏜강변’ 프로젝트를 통해 관광객은 물론 시민들에게 조차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25㎞ 강변을 매력적인 휴식공간으로 바꾸었다. 또 관광객들을 위해 리옹 지역의 여러 공원들과 강변, 27개의 자연산책로를 소개하는 지도를 만들어서 배포하고 있다.

고딕건축의 걸작이라고 하는 노트르담 대성당 등 역사 관광지인 프랑스 동부 스르라스부르는 가족단위 관광객 및 청소년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도심 속의 자전거 산책로 지도를 제작 배포했고, 올해 여름부터는 도심 캠핑장도 확장 운영하기로 했다.

앞으로 10년 뒤 프랑스 파리의 중심가 샹젤리제의 모습은 어쩌면 숲이 무성한 공원 속 거리로 바뀔지도 모른다. 오는2025년까지 거리의 시작 부분에 거대한 숲을 조성하는 내용의 그린 플랜이 발표했기 때문이다. 에펠탑이 위치한 샹드마르스 공원

프랑스 일부 도시는 전체 시 예산의 5%를 시내 녹지 가꾸기에 쏟아 붓기도 한다. 도시속의 자연 가꾸기는 공해 감소, 휴식 공간 제공, 도시 미관 개선, 도시 농업을 통한 식량 생산 등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관광객 유치에도 큰 몫을 담당한다.

도시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활동은 ‘걷기’로서 유적이나 박물관을 방문하는 것 보다 많다. 걷기는 그 자체로 즐거움을 주지만 문화를 호흡하는 가장 훌륭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특히 관광지 재방문자는 명승지 탐방보다 시내 거리를 산책하는 일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고 한다.

따라서 도시에 배치된 자연, 즉 가로수, 공원, 호수, 강변 등은 이러한 여행자들의 즐거움을 더해주고 좋은 인상을 주는 데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

최근 프랑스관광공사(Atout france)는 관광 정보,기호,후기 등을 모은 사이트 ‘트립 어드바이저(Trip advisor)’를 분석한 뒤, 프랑스 10대 도시의 관광명소 랭킹 10위 안에는 공원, 호수, 강변 등 도시속 자연관광지가 포함돼 있고, 뉴욕 런던 등 다른 대도시도 마찬가지라는 결과를 얻었다.

특히, 그 자연관광지에 대한 평점이 5점 만점에 평균 4.5점이었다고 하니 도시속의 자연이 관광객유치에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도시 속 자연은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매력을 제공함으로서 새로운 고객층을 창출하고 체류기간을 연장할 뿐 만 아니라, 새로운 관광 소비를 이끌어 낸다. 또 체류 기간 중 각종 활동의 만족도를 전반적으로 상승시킴으로써 재방문을 유도
할 수 있다.

우리 대한민국도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관광객 유치를 위해 도심속 자연 가꾸기에 더욱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겠다. 시민들에게 매력적인 도시가 결국 관광객들에게도 매력적인 도시일 테니까.

김동일 한국관광공사 파리지사장/dikim@knt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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