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승마협회장사가 한화에서 삼성으로 바뀐다.
8일 승마협회에 따르면 차남규(61) 한화생명 대표이사가 대한승마협회 회장직에서 최근 물러났다.
승마계에서는 차 대표이사의 회장직 사퇴는 한화그룹이 승마협회 운영에서 물러나고 삼성이 이를 이어받는 수순의 첫 단계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너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이 국가대표로 활약하는 등 승마와 인연이 깊은 한화그룹은 갤러리아승마단을 운영하는 등 한국 승마계에 적지 않은 지원을 해왔다. 한화그룹은 “회장사를 맡는 동안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고 지금부터는 한국 승마가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와 국제적인 네트워크가 필요해 물러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과거 국제승마협회(FEI)와 함께 유럽에서 ‘삼성 네이션스컵’을 개최한 바 있다. 이 사업에 깊숙이 관여한 이영국 삼성전자 상무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대한승마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이영국 부회장이 당분간 승마협회 회장직 직무대행을 맡는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삼성이 승마협회를 맡게 되면 5년 만에 회장사로 복귀하는 것이다. 삼성은 1995년 2월부터 2010년 2월까지 승마협회 회장사를 지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승마 국가대표로 활약하기도 했다.
승마협회는 곧 긴급이사회를 열어 회장 선거 공고를 낸 뒤 3월 말 대의원총회를 열어 차기 수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아직 승마협회 이사진에 한화그룹 계열 임원 3명이 남아있는 상태이나 삼성으로의 ‘인수인계’ 과정에서 이들 역시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 확실시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에서 삼성으로 회장사가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승마는 금메달 4개에 은·동메달 1개 씩을 수확하는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정권 실세로 지목된 정윤회 씨의 딸이 승마국가대표 선정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지목도 있었다. 승마와 관련해 관계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무원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의혹 역시 불거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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