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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동산의료원, 남편 간기증 새 생명 찾은 마을 이장 부부 사랑...훈훈한 미담
뉴스종합| 2015-02-09 14:14
[헤럴드경제(대구)=김상일 기자]대구서 남편 간기증으로 새 생명 찾은 마을 이장 부부의 사랑 이야기가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지난 1월 13일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에서 간 이식을 받은 이윤연(47ㆍ여)씨는 남편 김완수(45)씨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남편 간의 반 이상을 이씨를 위해 기증했기 때문이었다.

이씨가 간경변증을 선고받은 것은 6년 전. 우연히 부딪힌 등에 멍이 사라지지 않아 찾았던 포항의 어느 병원에서 B형 간염이 진행된 간경변증임을 알게 되었다.

이씨의 언니가 대구의 계명대 동산의료원을 추천했고 치료를 받으며 6년간 버텨왔지만 말기가 되면서 입맛은 크게 떨어졌고, 황달에 복수까지 차올랐다. 

환자 부부와 수술 의료진들(왼쪽부터 이식혈관외과 김형태 교수, 간담췌장외과 김태석교수, 이윤연 환자와 남편 김완수씨, 간담췌장외과 강구정 교수)

장기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법이었지만 장기 기증자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지난해 6월 적합한 뇌사자가 나타났는데 그마저도 뇌사보류로 인해 이식이 취소됐다.

그러던 중 남편 김완수씨의 간이 아내에게 이식이 적합하다는 검사결과가 나왔다. 남편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장기를 아내에게 주기로 결심했다.

“당시 아내를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수술이 끝나고 마취에서 깨어날 때 눈을 뜨자마자 아내의 수술결과를 물어봤죠. 성공적으로 수술이 끝났다는 말을 듣고서야 편히 잠 잘 수 있었습니다. 살아줘서 고마울 뿐입니다”라고 의료진에 감사를 전한 김완수씨는 먼저 퇴원해서 현재 아내의 병실을 지키고 있다.

2002년 결혼식을 올린 이들 부부는 경북 영천 고경면의 한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소박하게 살아왔다.

남편은 마을 이장까지 맡아 마을의 궂은일을 돌보며 건강을 돌볼 새도 없이 바쁘게 지내왔다.

아내 이씨는 친정어머니가 B형 간염이었고, 7남매의 대부분이 간이 좋지 않기 때문에 마음 편히 아이도 가질 수 없었다.

“엄마도, 오빠도 간이 안 좋아 돌아가셨어요. 언니도 간질환을 앓고 있구요. 그래서 또 나 같은 아이가 태어나면 어쩌나 걱정 돼서 아이는 갖지 않기로 했어요”라며 이씨는 남편의 손을 꼭 잡았다.

그녀는 “무균실에서 눈을 떴을 때 세상이 달라보였어요. 그동안 바쁘게만 살았지 제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죠. 이제는 모든 이들을 사랑하며, 이웃을 위해 봉사도 하고 여행도 하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고 싶어요”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번 수술을 집도한 간담췌장외과 강구정 교수는 “부인이 남편에게 간을 기증하는 경우가 많고 남편이 부인에게 기증하는 경우는 더 드물었지요. 두 분 모두 빠르게 건강을 되찾고 있습니다. 부부의 사랑이 환자의 건강회복에 큰 힘이 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수일내로 퇴원을 예정하고 있고 지금처럼 관리를 잘해서 부부의 바람처럼 여행도 다니고 봉사도 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며 미소를 지었다.

smile5678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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