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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산후조리원 악성댓글 달고 금품 요구한 산모
뉴스종합| 2015-02-10 10:19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서울 서초구에서 A 산후조리원을 운영해 온 이모(58ㆍ여) 씨는 지난 해 9월 회원이 2만 여 명인 온라인상의 육아정보 커뮤니티에 자신의 조리원에 대한 악성댓글이 연속으로 달려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해당 댓글에는 “신생아를 함부로 다룬다” “원장이나 관리자들의 마인드가 엉망이다” 등의 댓글이 한 사람 아이디로 달려 있었다. 이 회원은 몇몇 회원들에게 쪽지를 보내 조리원을 비방하기도 했다.

산후조리원은 입소문으로 존폐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씨는 즉각 댓글을 단 사람을 추적하기 시작했고, 악플러가 같은 해 8월 이 조리원에 나흘 간 투숙한 후 입소비를 내지 않고 사라진 산모라는 사실을 알고 더욱 황당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0일 산후조리원 서비스에 불만을 제기하며 육아정보 커뮤니티에 악성댓글을 달고 금품을 요구한 혐의(업무방해 등)로 산모 박 씨와 남편 신모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조리원 관계자에 따르면 박 씨는 입소 직후부터 “아이 수유를 하는데 한 손에는 분유를, 한 손으로는 차트를 기록하고 있었다” “탯줄이 떨어지지 않은 신생아를 물어 넣고 씻겼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조리원에 투숙하던 다른 고객들도 경찰에서 “박 씨는 입소 첫 날부터 큰 소리로 떠들고 행패를 부려 다른 산모들이 불편해했다”고 진술했다.

조리원 측은 “대부분의 조리원이 탯줄이 떨어지지 않아도 통목욕을 시키는 게 보통이며 이는 신생아의 혈액순환을 돕는다”며 반박했고, “수유를 하며 차트를 기록한 행위는 단 몇 초였지만 문제제기를 듣고 박 씨에게 사과하고 해당 직원을 퇴사시키는 등 충분한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불만을 제기하던 박 씨는 입소 나흘 째 되는 날 통보도 없이 입소비 90만 원 가량을 내지 않고 퇴소했다. 특히 이 날 병원에서 사용하는 체온계를 가져가는 기이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

이후 조리원이 조심스레 “체온계를 돌려달라”고 요구하자, 박 씨는 남편과 병원에 찾아와 “돈 1000만 원을 손해배상으로 지급하지 않으면 구청에 있는 친구에게 신고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 시작했다.

이 씨는 한동안 돈을 줄 것인지를 고민했지만 박 씨가 “아직 상황 파악이 안되시는군요” 라며 협박성 문자를 보내거나 육아 커뮤니티에 악성댓글을 다는 것을 보고 경찰에 고소를 하기로 결심했다.

이 씨는 “악플을 단 이후 상당수 손님이 예약 및 상담을 취소하고 예약 보류 문의가 빗발쳐 업무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일부 산모들이 해약을 고려하는 등 손실이 막대하다고 판단했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현재 박 씨 부부는 이에 대해 “병원 측에서 미안하다고 사과까지 해 놓고 이제와서 CCTV가 없어졌다고 발뺌하고 있다”며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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