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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 “그들만의 화려한 인맥”…파리 부촌 9개 사교클럽의 ‘파워’
뉴스종합| 2015-02-13 11:25
프랑스 대혁명 이후 상류층 전용클럽 속속 등장
가입비 등 평균7230유로…평판도 좋아야 회원자격
루이뷔통 회장·발라뒤르 전총리 등 거물급 포진



[슈퍼리치섹션]프랑스는 ‘공화국(共和國)’이다. 프랑스 헌법 1조는 “프랑스는 비종교적ㆍ민주적ㆍ사회적인 하나의 공화국”이라고 적고 있다. 경제협력기구(OECD)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해 사회복지에 공공부문 지출 32%를 썼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런 프랑스에도 수도 파리엔 비밀스런 사교클럽들이 있다. 여기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프랑스의 정치ㆍ경제ㆍ사회분야 거물이 주요 회원이다. 일종의 ‘귀족 전용 살롱’인 셈이다. 회원 중엔 영국 왕실에서 작위를 받은 진짜 귀족도 있다. 파리엔 최소 325억원 이상을 가진 부자 3345명이 모여산다. 

▶‘혁명’이후 생겨난 파리 부촌 귀족클럽=상류층 전용클럽은 프랑스대혁명(1789∼1794년)이 끝난 뒤 세워졌다. 이 중 ‘누보 세흐클 드 뤼니옹’은 1828년 가장 먼저 설립됐다. 혁명으로 쫓겨난 기존 왕실(부르봉 왕가)이 다시 프랑스에 들어와 통치하던 때다. 당시 선거권자는 전 국민의 0.3%정도였다.

이어 1834년엔 ‘조케 클럽’이 생겼다. 1830년 ‘7월 혁명’ 4년 뒤다. 이때 세워진 입헌군주제 왕정도 전 국민의 0.6%에게만 선거권을 허용했다. 이후 1940년대까지 비밀사교클럽 9곳이 파리에 생겼다. 그리고 이는 모두 파리의 부촌으로 불리는 세느강 서쪽 8ㆍ16ㆍ17구 등지에 자리잡았다. 파리를 서울로 놓고 방향을 살펴보면 대략 종로ㆍ성북구 위치 정도다. 이때문에 프랑스에선 ‘파리 16구’에 산다 고 말하는 건 스스로 부자임을 드러내는 것과 다름없다.


이들 9대 사교클럽은 적게는 480명, 많게는 2만명까지 회원으로 두고 있다. 이런 ‘이너서클’ 2곳 이상에 속한 회원이 다수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부유층 가족 전체가 가입할 수 있는 클럽도 있다. 클럽 한 곳의 회원이 되기 위해선 가입비와 연회비를 합쳐 1인당 평균 7230유로(한화 900만원)정도가 필요하다. 이렇게 파악된 비용을 합치면 2억7700만유로(3448억원)가량 된다.

▶평판 중요…거물급 포진=이너서클에 끼려면 평판 또한 중요한 잣대다. 사교클럽 9곳 대부분은 ▷기존회원 2명 이상의 추천▷기존회원 전체회의 및 투표 ▷클럽 내 구성된 ‘가입위원회’회원의 투표 중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조건을 두고 있다.

가입이 까다로운 만큼 ‘아무나’ 회원이 될 수 없다. 예를 들어 ‘폴로 드 파리’ 클럽은 추천을 받더라도 2∼5년 가량 기다려야 회원자격이 주어진다. 대신 가족 중 한 명이 가입하면 배우자와 21세 미만의 자녀까지 회원이 된다. 이곳엔 루이뷔통으로 유명한 베르나르 아르노 LVMH회장이 가입돼 있다. 아르노 회장의 개인자산은 339억달러다. 전통의 글로벌 금융가 로스차일드 상속자 중 하나인 에두아르 드 로스차일드도 이 클럽 회원이다.


2009년 기준 1억3600만달러의 수입을 올린 린제이 오웬 존스 전 로레알 회장도 이곳 회원이다. 그는 2005년 영국왕실에서 기사작위를 받은 ‘귀족’이다. 그는 ‘시에클’이란 사교클럽 회원이기도 하다. 또 다른 클럽 ‘티르 오 피종’도 회원 2인의 추천과 대기기간 4∼5년이 가입조건이다. 여기엔 유명 정치인들도 많다. 미테랑 전 대통령 시절 총리를 지낸 에두아르 발라뒤르가 회원이다. 그는 프랑스 우파인 공화국연합당 소속이다. 발라뒤르는 다른 사교클럽의 회원이기도 하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형인 기욤 사르코지도 티르 오 피종 회원이다. 


▶평생 이어지는 ‘그들만의’ 인맥=프랑스 사회의 내로라 하는 거물들이 모인 집단인 만큼, 이런 클럽들은 토론이나 스포츠 활동 등을 통해 자신들의 프리미엄을 키우는 데 힘을 쏟는다.

1944년에 만들어진 ‘르 시에클’의 경우 클럽의 회원만찬 두 번 중 한 번은 반드시 ‘가치지향적’인 주제로 토론을 벌인다. 8명으로 구성된 테이블 수장들이 대화를 이끌어간다. 시사현안이 주된 내용이다. 회원들은 이 자리에서 최대한 지적으로 보이려 노력한다.

테니스나 폴로 등을 즐기는 스포츠모임도 이 클럽의 주요활동 중 하나다. 자연스레 회원들의 인맥이 장기간 이어지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유년시절에 르 시에클에 들어온 한 회원은 “이곳은 ‘세 살 친구가 여든까지 가는’ 유일한 공간”이라며 “대학 이후까지 클럽 인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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