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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뽕’ 버리고 샌드백 차라”…전자호구 대처법
엔터테인먼트| 2015-02-16 07:57
[헤럴드스포츠=박성진 무술 전문기자]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린 지난 5일과 6일 제주시 한라체육관.

이번 선발전에서는 전자호구 헤드기어가 전 경기에 사용됐다. 대한태권도협회가 주관하는 대회의 전 경기에 전자호구 헤드기어가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용된 제품은 KP&P. 5월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열리는 세계대회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헤드기어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좋았다. 우려됐던 이상한 점수는 나오지 않았고, 가벼운 터치에도 점수가 잘 표현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몸통 점수는 비교적 잘 나오지 않았다. 과거에는 발이 호구에 맞을 때 나는 소리가 득점의 가장 큰 기준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전자호구는 소리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전달된 강도를 측정하기 때문에 소리는 크게 나더라도 제대로 파워치가 전달되지 않으면 점수로 표출되지 않는다.

따라서 일부 선수들, 특히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여자 선수들의 득점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선수들의 훈련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대한태권도협회 윤웅석 기술전문위원회 의장은 “이제는 미트를 차는 방식으로 훈련해서는 안된다. 샌드백을 차야 한다. 그래야만 힘이 실린 제대로 된 발차기를 할 수 있다. 그것이 정통 태권도 발차기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전 국가대표 출신의 선수도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현재의 전자호구 방식에서는 샌드백을 차는 힘있는 방식으로 훈련해야 한다. 미트를 차더라도, 끊어차는 방식이 아닌 미트의 뒤를 찬다는 생각으로 차야 한다. 그러면 소리는 크게 나지 않더라도, 힘은 더 전달될 수 있다.”

속칭 ‘밑뽕’이라고 불리는 발차기가 있다. 상대 선수가 발을 들고 공격을 할 경우, 이에 대한 반격으로 바로 발을 올려차는 방식의 발차기다. 앞차기도 아니고, 돌려차기도 아니기 때문에 태권도계에서는 ‘밑뽕’이라는 속어로 불린다.

그러나 이제는 밑뽕 식의 발차기로는 점수가 잘 나지 않는다. 전자호구는 발등이 상대방의 몸에 닿는 부분을 넓히고 그에 상응하는 힘이 전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전자호구 시대, 이제는 몸도 유연하면서, 힘도 있고, 정확한 발차기를 하는 선수가 두각을 나타낼 수 밖에 없는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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