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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주총때 시중은행 사외이사 10명중 8명 임기만료…눈치작전 치열한 은행권
뉴스종합| 2015-02-23 10:03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은행권 사외이사의 10명 중 8명이 임기가 만료되면서 사외이사 선임에 대한 은행권의 눈치작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임 최대 임기(5년)까지 모두 마친 일부 사외이사들만 교체하면 됐지만, 올해는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제정해 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당국의 방침에 부응해야 해 부담감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10명 중 7명 사외이사 임기 만료=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ㆍKBㆍ하나ㆍ농협 등 4대 금융지주와 6개 주요 시중은행 사외이사 63명 중 최대 49명이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임기가 종료된다. 시중은행 사외이사의 77.7%가 임기 만료를 앞둔 셈이다.

사외이사가 가장 많이 교체되는 곳은 바로 KB금융이다. KB금융은 지주와 은행 사외이사를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원 교체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KB금융은 최근 7명의 사외이사 최종 후보를 선정했다.

신한지주도 오는 24일 이사회에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열고 10명의 이사 중 임기가 만료되는 8명의 거취를 논의할 예정이며, 하나금융도 7명 중 4명의 사외이사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문제는 은행권이 주총을 위한 이사회를 이번 주 중에 소집할 예정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사외이사 교체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금융지주 및 은행들은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모범규준에 명시된 기본 임기 2년에 1년씩 연임 3번(3년)을 대부분 보장해 임기 5년이 지난 사외이사만 교체해도 됐다. 그렇게 해도 신규 선임 사외이사 비율을 전체의 5분의 1이 돼야 한다는 ‘은행권 사외이사 모범규준’의 규정을 맞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권에서 ‘사외이사 임기는 5년’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떠돌기도 했다.

▶은행권 “연임 임기 남은 사외이사 교체해, 말어”=하지만 최근 당국이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요구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당국이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통해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와 보상위원회, 위험관리위원회 등에 1인 이상은 금융, 회계, 재무 전문가 및 그 분야에서 종사한 경험이 있는 사외이사를 선임하도록 한 것. 4개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절반이 교수나 연구원이고, 금융ㆍ회계 전문가는 15% 내외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새로운 인물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가 당국이 금융권의 지배구조를 개편하고자 만든 모범규준 적용의 원년인 만큼 은행권 입장에선 당국의 방침에 부흥하는 액션을 취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하지만 기존 사외이사 및 주주들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사외이사를 함부로 바꾸기가 어렵다. 이와 함께 갑자기 금융 현장 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이에 은행권은 이사회를 코앞에 두고도 사외이사 교체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곳이 수두룩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주 은행권이 대부분 정기 주총을 위한 이사회 소집이 예정돼 있고, 이사회에서 사추위를 열어 신임 사외이사를 선정할 예정”이라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연임 임기가 남은 사외이사에 대한 교체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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