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바닥 찍은 자동차株…질주 채비는 끝났다
헤럴드경제| 2015-02-24 11:39

현대·기아차 배당 성향 확대
선행 PER도 5.2~5.4배 매력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가 바닥을 찍고 오르고 있다. 시장에선 밸류에이션 저점은 확인된 만큼 조심스럽게 투자 의견이 제기되고 있지만 한편으론 트레이딩 관점에서 유효할 뿐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 12일 15만5000원까지 떨어지며 석달 만에 다시 15만원대를 기록했다. 기아차 주가 역시 지난 9일 4만3200원까지 내려가며 신저가를 썼다. 이후 두 종목은 반등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투자 매력을 높이 사는 쪽은 단연 밸류에이션을 첫 손에 꼽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2015년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2배, 5.4배 수준이다. 이는 도요타(11.8배), 혼다(12.4배) 등 엔저 수혜를 등에 업고 실적 개선 행진을 벌이는 일본 기업은 물론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7%나 급감한 포드(10.3배)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적정 PER은 각각 9.2배, 9.5배 수준”이라며 “글로벌 주요업체들과 비교할 때 수익성 대비 밸류에이션 메리트는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배당성향을 각각 10%, 14% 수준으로 확대했다. 아직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 평균 배당성향(28%)보다는 낮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배당을 늘려가겠다고 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수급 상황도 최근 상황만 놓고 보면 우호적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단 4거래일을 제외하고 매일 현대차를 사들였다. 모두 783억원 규모다. 특히 최근 국내 증시로 비차익 프로그램 매수 형태의 유입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현대차, 기아차 등 대형주에 외국인 자금 흐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기대를 키우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국내 증시의 최고 주요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환율에 대해선 판단이 쉽지 않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상승하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배순이익은 각각 1.3%, 2.0% 늘어난다. 문제는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는데도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2% 줄었단 것이다. 특히 판매량과 매출이 각각 4.0%, 2.2% 늘어나는 등 외형성장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부진한 것은 환율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것은 환율의 부정적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며 “수출비중도 근래 신흥시장 비중이 높아지면서 달러 강세에 따른 기타통화 급락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저유가를 타고 대형SUV나 픽업트럭 위주로 판매가 나타나는 미국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딱히 내세울 모델이 없단 점, 중국의 양호한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1월 양사의 중국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뒷걸음질 친 것 등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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