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서울시, 세운상가 옛 모습 복원한다.. 공중보행교 부활
부동산| 2015-02-24 12:06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서울시가 국내 최초 주상복합 건물인 세운상가를 헐고 대규모 공원을 조성하려던 계획을 접고 세운상가를 존치하기로 지난해 3월 결정한데 이어 세운상가를 어떻게 복원할 지에 대한 종합계획을 마련해 24일 발표했다.

서울시는 도시재생 개념을 바탕으로 세운상가 건물의 노후한 3층 높이 보행데크를 보수 및 보강하고 단절된 세운상가 구간의 공중보행교를 부활시키기로 했다.



전 서울시장이 세운상가를 모두 허물고 대규모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다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사업이 좌초되자 현 시장이 방향타를 다시 180도 돌린 모양새다. 결국 애꿎은 시민의 세금으로 이랬다 저랬다 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비난을 살 만한 이번 사태는 향후 지방자치단체장이 충동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의 나쁜 사례로서 타산지석의 교훈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세운상가는 8~17층 높이 건물 8개(현대상가(현재 세운초록띠공원)-세운상가-청계상가-대림상가-삼풍상가-풍전호텔-신성상가-진양상가)가 종로~퇴계로 일대 약 1㎞에 걸쳐 일렬로 배치되며 형성됐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기존 건축물을 보수, 보강하고 문화와 관광 등 소프트웨어적인 활성화프로그램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보행데크, 공중보행교 등 기존의 노후된 입체보행네트워크를 되살릴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세운상가를 문화, 관광, 산업 거점화함으로써 관광객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서울시의 세운상가 일대 도시재생사업은 7개 건물 총 1㎞구간을 2구간으로 나눠 총 2단계로 추진한다.

서울시는 우선 1단계로 종로~세운상가~청계 및 대림상가 구간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주민협의체를 구성해 지속적인 협의를 추진해왔다.

서울시는 지난해 3월 세운상가 존치 결정 이후 전문가 태스크포스팀, 주민협의체 등을 구성하고 이들과 다양한 논의를 통해 세운상가 활성화(재생) 종합계획을 마련했다. 또 서울시는 이를 구체화할 방법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를 대상으로 국제공모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국제공모전을 통해 오는 5월까지 세운상가 재생계획의 큰 그림을 구체화해 오는 11월 1단계 구간을 착공, 내년 말 완료할 계획이다. 나머지 2단계 구간인 삼풍상가~진양상가는 소유자 및 주민의견을 수렴해 추진할 계획이다.

보행데크는 지난 1968년 건립당시 건물들 사이의 발코니 형식으로 연결돼 있었으나 청계천 복원 시 일부 구간(세운상가 가동~청계상가)이 철거돼 이를 다시 공중보행교로 연결하고 노후 구간을 보수 및 보강할 계획이다.

1단계 구간 중 종로구간은 종묘 어도폭(20m)을 고려해 광폭횡단보도를 신규 설치하고, 세운초록띠공원은 현재 도시 농업공간으로 이용 중이나 지역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는 주민 의견에 따라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새롭게 설치되는 세운상가 가동~청계상가 공중보행교는 청계천 경관을 고려해 미적으로 수려하고 기능이 우수한 보행교가 될 수 있도록 국내외 전문가를 대상으로 국제공모를 통해 디자인을 결정할 계획이다. 또한 청계천 방문객이 자유롭게 공중보행교를 통해 종묘 및 남산으로 갈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 등 다양한 접근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서울시는 세운상가의 건축사적 가치와 탄생배경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전시해 도시 박물관 기능을 갖도록 할 계획이다.

세운상가는 일제 강점기인 2차대전 말(1945년) 폭격에 의한 도심 화재 방지목적으로 공터로 비워둔 곳을 1950년 한국전쟁 기간 피난민들이 점거하면서 불량 주거지로 형성됐다. 서울시는 이를 정비하기 위해 1960년대 대한민국 최초 도심재개발사업을 추진,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대로 세운상가를 건립했다.

국내 최초 주상복합건물이자 국내 유일의 종합 가전제품 상가로 건립된 세운상가는 ‘세상의 기운이 다 모여라(세운, 世運)’라는 의미에서 세운상가로 명명됐다.

70년대 호황을 누리다 80~90년대 강남, 용산 등 대규모 개발에 따른 도심기능 이전으로 쇠퇴의 길을 걸어왔다. 이후 2009년 세운 녹지축 조성사업에 따라 전면 철거될 계획이었으나 경기침체, 산업생태계 교란 등의 우려로 2014년 3월 허물지 않기로 최종 결정됐다.

아울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개발 시 도심산업 유지에 따른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건물 또는 토지를 확보해 도심산업 지원센터 구축, 중소규모의 공방 및 작업실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이제는 고령이 된 세운상가 장인들의 탁월한 기술력이 계승될 수 있도록 ‘세운 장인상’을 제정하고 올해 첫 선정할 계획이다. ‘장인상’은 전기, 조명, 기계금속 등 분야별 업종을 대상으로 심층조사하고, 종사자 인터뷰 및 여론을 수렴해 선정할 계획이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세운상가는 서울의 도시, 건축적 유산이며 역사, 문화, 산업의 복합체로서 새로운 문화적 가치와 의미를 지닌 공간”이라며, “세운상가 재생을 통해 주변지역까지 활성화되고, 서울 도심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수평적 랜드마크로 재탄생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사진: 세운상가 복원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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