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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 앨러간, 애플, 타임워너, 비자…美 빌리어네어들이 많이 투자한 기업은?
뉴스종합| 2015-02-25 10:48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홍승완 기자] 빌리어네어하면 가업을 물려받은 상속자들을 떠올리기 쉽지만, 스스로 투자해 거금을 손에 쥔 사람도 많다. 특히 미국 슈퍼리치의 3분의 1 정도는 금융투자로 돈을 번 사람들이다. 워런 버핏이나 칼 아이칸, 조지 소로스 같은 거물 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한국에는 생소하지만 글로벌 금융가에서는 이름을 떨치는 거부 헤지펀드 메니저 빌리어네어들이 수두룩하다. 많은 투자자들이나 언론이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추적한다.

이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이들이 어디에 투자하느냐가 시장과, 개별 기업의 주가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적게는 수조원, 많게는 수십조원을 쥔 이들이 투자하는 것 만으로 기업의 주가가 크게 오르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의 마켓워치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빌리어네어들이 이용하는 헤지펀드가 투자한 스몰캡 종목들의 경우 연평균 시장보다 18%포인트 정도 더 높은 수익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을 따라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 빌리어네어 투자가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종목은 뭘까. 미국의 투자정보 전문업체인 인사이드 몽키와 경제전문 매체인 마켓 워치,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어느정도 답을 얻을 수 있다. 각 회사들이 미국 증권 감독원에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빌리어네어 투자자들이 소유하거나 운용하고 있는 헤지펀드들을 파악한 것이다. 이 가운데 빌리어네어들이 많이 투자하고 있는 10개 종목에는 총 59명의 빌리어네어들이 자산을 투자하고 있었다. 

앨러간(Allergan)에 투자한 빌 액크만(Bill Ackman) 퍼싱스퀘어캐피털(Pershing Square Capital) 최고경영자.

가장 빌리어네어들에게 인기있었던 종목은 제약회사인 앨러간(Allergan)이다. 보통의 한국사람에겐 낯선 회사처럼 보이지만, 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한 제품을 만들어낸다. 바로 보톡스다. 보톡스의 위력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세계인의 미용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보톡스의 수요는 날로 커지는 추세다. 하지만 그보다 더 매력적인 재료가 지난해 있었다. 바로 인수 합병이다. 지난해 복제약(Generic)으로 유명한 액타비스(Actavis)과 합병하기로 합의했다. 회사와 지분이 합쳐지는 M&A는 매력적인 투자포인트다. 이를 돈냄새 잘맡는 빌리어네어들이 놓칠 리 없다. 덕분에 금융시장에 투자중인 빌리어네어 가운데 세 명 중 한 명은 앨러간의 주식을 직간접 적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거물 헤지펀드 매니저인 빌 액크만(Bill Ackman)과 존 폴슨(John Paulson)을 비롯해, 제임스 디난(James Dinan), 조지 소로스(George Soros) 같은 거부 투자자들이 대표적이다. 

애플(Apple)에 투자한 칼 아이칸(Carl Icahn) 아이칸엔터프라이즈(Icahn Enterprises) 창립자.

두번째는 애플(Apple)이었다.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회사다. 19명의 빌리어네어들이 총 100억 달러, 우리돈 11조원 이상을 애플에 투자하고 있다. 알려진 바 데로 애플의 기업가치는 최근 연일 상승세다. IT기술을 바탕으로 각종 산업이 새롭게 탄생하는 과정에서 애플의 개발능력이 새로운 판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서다. 칼 아이칸(Carl Icahn)이 대표적인 빌리어네어 애플 투자자다. 켄 피셔(Ken Fisher), 데이빗 아인혼(David Einhorn), 롭 시트론(Rob Citrone) 등도 투자하고 있다.

액타비스(Actavis)에 투자한 안드레아스 할보센(Andreas Halvorsen) 바이킹글로벌인베스터(Viking Global Investors) 최고경영자.

세번째가 바로 액타비스(Actavis)사다. 언급된대로 액타비스는 지난해 11월 660억 달러에 앨러간 사와 합병하기로 한 바 있다. 현재는 빌리어네어 가운데 18명이 투자하고 있다. 액타비스에 투자된 빌리어네어들의 자금은 62억 달러, 우리돈 7조원선으로 평가됐다. 안드레아스 할보센(Andreas Halvorsen), 댄 로브(Dan Loeb), 다니엘 오흐(Daniel S. Och) 등이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베이(eBay)에 투자한 베리 로젠슈타인(Barry Rosenstein) 자나파트너스(JANA Partners) 창립자.

네번째로 빌리어네어들의 사랑을 받은 회사는 이베이(eBay) 였다. 16명의 빌리어네어가 총 67억달러의 자금을 이베이에 투자하고 있었다. 온라인 경매를 기반으로 이제는 유통업계의 공룡 가운데 하나가 된 이베이의 안정감에 배팅한 빌리어네어들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베리 로젠슈타인(Barry Rosenstein)과 레리 로빈슨(Larry Robbins)이 이베이 배팅한 주요 빌리어네어들이다. 

바이두(Baidu)에 투자한 스티븐 맨델(Stephen Mandel) 론파인캐피털(Lone Pine Capital) 창립자.


다섯번째는 중국의 거대 포탈사이트인 바이두(Baidu)다. 바이두는 중국 최대의 검색엔진이자 세계에서 일일 트레픽이 가장 많은 주요 사이트들 가운데 하나지 아직 서양 사람들에게 친숙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공격적인 16명의 빌리어네어 투자자들이 바이두를 택했다. 하지만 바이두의 최근 주가는 별로 좋지 않다. 삼개월간 15%가 넘게 하락했다. 스티븐 맨델(Stephen Mandel)과 필립 라폰트(Philippe Laffont)가 바이두의 투자자다. 

알리바바(Alibaba)에 투자한 댄 로브(Dan Loeb) 서드포인트(Third Point LLC) 창립자ㆍ최고경영자.

여섯번째는 알리바바(Alibaba)다. 한국에도 인기가 높은 기업가 마윈의 회사다. 15명의 빌리어네어가 알리바바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역사상 최고 규모로 기업공개(IPO)에 성공하면서 많은 주주들을 돈방석에 올라앉게 했지만, 최근에는 한 풀 꺾이는 분위기다. 연초 실적발표에서 이익성장이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미쳤기 때문이다. 덕분에 주가는 고점대비 16% 이상 떨어진 상황이다. 댄 로브와 롭 시트론 외에 세계적인 펀드인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사를 이끌고 있는 체이스 콜만(Chase Coleman)과 페로즈 듀완(Feroz Dewan) 등이 알리바바 주식을 손에 쥔 빌리어네어 투자자다. 

타임 워너(Time Warner)에 투자한 데이빗 아인혼(David Einhorn) 그린라이트캐피털(Greenlight Capital) 회장.

일곱번째는 타임 워너(Time Warner)사다. 1위의 앨러간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합병 소식이 있었다. 컴캐스트에 450억 달러에 인수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양사의 인수합병은 각종 법적 규제들을 해결해야하는 상황이라 아직 마무리 된 것은 아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M&A가 마무리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도 나온다. 주가도 인수발표 전보다 낮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많은 빌리어네어들이 타임 워너 주식을 손에쥐고 있다. 다니엘 오흐, 데이빗 아인혼, 마리오 가벨리(Mario Gabelli) 등이 대표적이다. 

마스터카드(Mastercard) 투자자 워렌 버핏(Warren Buffett) 버크셔 헤서웨이(Berkshire Hathaway) 회장.

여덟번째로 빌리어네어들의 선택을 많이 받은 회사는 마스터카드(MasterCard)다. 15명의 빌리어네어들이 총 43억9000만 달러 규모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이들 가운데 지난해 4분기 이전부터 회사에 투자한 사람이라면 돈을 좀 벌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0월 마스터카드가 깜짝 실적 발표를 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주가가 10%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 바로 그런 투자자다. 

마이크론(Micron Technology) 투자자 세스 클라르만(Seth Klarman) 바우포스트(Baupost) 회장.

아홉번째는 마이크론(Micron Technology)이었다. 15명의 빌리어네어가 총 38억 달러의 돈을 투자하고 있었다. 마이크론은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반도체 회사다. 알려진바대로 지난 2~3년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마이크론의 주가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424%가 뛰었다. 발빠른 빌리어네어 투자자들 가운데 큰 돈을 번 사람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스 클라르만(Seth Klarman), 데이빗 아인혼 등이 대표적이다.

비자(Visa)에 투자한 켄 피셔(Ken Fisher) 피셔인베스트먼트(Fisher Investments) 창립자ㆍ최고경영자.

열번째는 비자(Visa)다. 8위의 마스터카드와 함께 10위 이내에 두곳의 신용카드사가 들어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비자에는 총 15명의 빌리어네어가 30억 달러의 돈을 투자하고 있다. 애플, 구글, 알리바바 등 IT 업체들이 전자결제 시장에 뛰어들면서 전통의 카드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와중임을 감안하면 빌리어네어들의 카드사 투자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전자결제가 자리잡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는 것일 수도 있다. 워런 버핏과 스티븐 맨델 등과 함께 캔 피셔(Ken Fisher) 도 비자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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