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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볼만한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외
엔터테인먼트| 2015-02-27 11:12
<이 주의 선택> ‘주부들의 포르노’라더니… 밋밋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감독 샘 테일러-존슨/출연 제이미 도넌, 다코타 존슨/개봉 2월 25일)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영화화 소식에 전 세계가 들썩였다. 동명 소설이 1억 부 이상 팔려나간 베스트 셀러니, 캐스팅부터 각색까지 일거수일투족이 원작 팬들의 관심사였다. 미국 등 56개국에서 먼저 개봉한 영화는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각종 신기록을 쓰고 있다. 지난 25일, 드디어 국내 극장가에도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상륙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한 마디로 ‘미지근하다’. 영화는 여대생 아나스타샤가 완벽한 외모의 젊은 갑부 크리스천 그레이의 매력에 빠져드는 가운데, 그의 치명적인 비밀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총 3부 6권의 소설 가운데 1부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스크린 속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원작의 신데렐라 판타지는 불필요하게 고스란히 끌어왔다. 영화는 영화다. 그 무엇보다 영화로서의 완결성이 우선이다. 원작의 인기를 의식해 그 설정을 가져온 것이라면, 적어도 하이틴 로맨스같은 에피소드는 뺐어야 했다. 그게 바로 각색이 할 역할이다. “나 사실 아직 처녀야”, “남자들이 널 지금까지 가만히 뒀단 말이야? 대체 지금까지 어디 있었던 거야!” (언론 시사회 때도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던) 이 민망한 대화가 과연 성인 로맨스 영화에 어울리는 대사인지 의문스럽다. 또 아나스타샤가 가는 곳마다 그레이가 불쑥불쑥 나타나는 판타지는 또 뭐란 말인가.

반면, 원작의 미덕(?)이었던 ‘침대 위 장면’은 밋밋하기만 하다. 평범한 카메라 움직임 때문일까. 비욘세가 부른 ‘크레이지 인 러브(Crazy in Love)’ 리믹스 버전을 비롯, 끈적한 멜로디의 삽입곡들도 정사 장면들을 인상적으로 포장하진 못한다. 막바지엔 소설의 핵심인 사도마조히즘(SM) 플레이도 등장하지만, 그다지 에로틱하거나 흥미롭지 않다. 야한 영화가 졸릴 수도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만족 지수 ★★☆)


▶‘백 투 더 비기닝’ (감독 딘 이스라엘리트/출연 조니 웨스턴, 소피아 블랙 디엘리아/개봉 2월 26일)

‘백 투 더 비기닝’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타임슬립 영화의 할아버지 격인 ‘백 투 더 퓨처’를 오마주한 작품이다. 우연히 시간재조정 장치를 완성한 과학도들이 시간여행으로 미래를 바꾸기 위해 과거를 재구성하는 내용을 담았다. 할리우드의 흥행 대가 마이클 베이가 제작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캠코더나 CCTV 등으로 촬영된 화면처럼 보이게 하는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 촬영 기법으로 실제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물론 이 점이 주의를 산만하게 해 극에 몰입도를 떨어뜨린다는 평가도 있다. 최종 평가는 관객들의 몫이다. 


▶‘포커스’ (감독 글렌 피카라, 존 레쿼/출연 윌 스미스, 마고 로비/개봉 2월 26일)

윌 스미스가 타고난 사기꾼으로 돌아왔다. ‘포커스’는 누구든지 속일 수 있는 베테랑 사기꾼이 전하는 ‘사기의 기술’을 담은 케이퍼 무비. 윌 스미스의 능글능글한 매력은 여전하고, 상대역 마고 로비의 섹시미가 시선을 뺏는다. 그는 세계적인 절도 전문가(?) 아폴로 로빈스에게 실제 소매치기들이 사용하는 기술을 전수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고 로비 역시 ‘손 기술’을 배웠는데, ‘포커스’ 프로모션 행사 당시 윌 스미스의 지갑을 순식간에 빼돌리는 팬 서비스를 선보여 좌중을 놀라게 했다. 



▶‘기생수 파트1’ (감독 야마자키 타카시/출연 소메타니 쇼타, 아베 사다오/개봉 2월 26일)

일본에서 누적 판매부수 1000만 부를 기록한 이와아키 히토시의 동명 원작 만화를 영화화했다. 정체 모를 기생 생물이 인간의 뇌를 차지한 가운데, 고교생 신이치(소메타니 쇼타 분)와 그의 오른손에 자리잡은 기생 생물 ‘오른쪽이’가 이들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원작의 독창적인 이야기와 심오한 고민을 잘 살렸고, 컴퓨터 그래픽(CG)으로 탄생한 기생수의 비주얼도 훌륭한 편이다. 특히 영화 막바지에 깜짝 등장하는 이 배우를 보면, 그가 활약할 파트2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 


▶‘나이트 크롤러’ (감독 댄 길로이/출연 제이크 질렌할/개봉 2월 26일)

‘나이트 크롤러’는 범죄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 방송국에 팔아넘기는 프리랜서 기자를 뜻한다. 우연히 나이크 크롤러의 세계에 뛰어든 주인공은, 특종에 대한 욕심으로 사건 현장을 조작해 카메라에 담기에 이른다. ‘본 레거시’, ‘리얼 스틸’의 각본가 댄 길로이가 메가폰을 잡고, 제이크 질렌할이 제작과 주연을 겸했다. 특히 질렌할은 냉철하고도 섬뜩한 면모를 부각시키기 위해 체중을 13㎏이나 감량한 것으로 전해졌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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