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고단한 貧者,…세상을 씻다
헤럴드경제| 2015-02-27 11:24
180년 역사…인도 뭄바이의 세계 최대 야외빨래터 ‘도비가트’


입춘이 지나 봄기운이 새록새록 피어오르는 2월 초순, 출장으로 인도 뭄바이에 갔다가 잠시 시간을 내어 세계적인 빨래터로 불리는 도비가트를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인도를 한 장의 사진으로 표현하자면 아마 이곳이 아닐까 합니다. 


180년 동안 빨래터로 이어진 이곳 뒤로 세계적인 상업도시에 걸맞는 빌딩들이 마천루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모습은 인도사회의 극심한 빈부격차와 법적으로는 금지돼 있지만 아직까지 뿌리 깊게 남아있는 계급사회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빨래하는 사람들을 도비왈라라 부릅니다. 이들은 카스트제도의 최하위 신분인 수드라 계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로 취급됩니다. 또한 그 자손들까지도 도비왈라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대를 이어 전수됩니다. 


뭄바이 도비가트에서 빨래하는 도비왈라는 5000여명 정도로 하루 16시간씩 일하고 우리나라 돈 12,000원 정도를 벌면서 살아간다고 합니다. 


빨래감은 대부분 근처 호텔이나 병원의 이불시트, 작업복 등 단체세탁이 많이 보였는데 세탁조 물의 오염이 심해 과연 세탁이 될까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세탁이 돼 널려 있는 형형색색들의 빨래들을 보면 도비왈라의 손길이 이 도시의 더러움을 씻는 위대한 손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글ㆍ사진=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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