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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태권도연맹, 전자호구 선정 전 문서 유출사고
엔터테인먼트| 2015-03-02 08:21
[헤럴드스포츠=박성진 무술 전문기자] 올림픽 태권도의 전자호구 선정을 앞두고 세계태권도연맹 내부의 중요한 문서가 경쟁 중인 회사의 한 쪽에만 유출되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유출된 문서는 마케팅부가 주관하는 공인업체와의 계약 내용 및 현황과 관련된 문서다. 문제는 그 유출 시기가 올림픽, 세계대회 등 주요 대회에 어떤 전자호구를 사용할 것인가를 최종 결정하는 회의 직전이었고, 유출된 문서를 받자마자 경쟁 회사에서는 유출된 문서를 통해 확인한 내용과 관련해 WTF 측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항의 서한을 보낸 회사는 전자호구 경쟁사 중 하나인 대도. 대도 측에서 입수한 WTF의 문서에는 경쟁업체인 KP&P에서 공인비를 미납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고, 대도 측에서는 공인비가 미납될 경우, 공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어온 것이다. 다분히 항의성 내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가 2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장애인올림픽의 성과와 의의에 대해 말하고 있다.

문서의 유출은 마케팅부의 L부장을 통해서였다. 파문이 확산되자 L부장은 고의가 아닌 실수였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좀 다르다. 문서가 유출된 시기가 각종 주요대회에 사용될 전자호구를 최종 결정하기로 기술위원회 회의 직전이어서다. 대도와 L부장이 유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술위원회는 2월 11일과 12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렸고, 이 회의의 며칠 전에 대도 측으로 WTF의 문서가 유출됐으며 대도에서는 회의 하루 전에 항의성 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술위원회 회의에서의 쟁점은 5월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열리는 세계대회에 어떤 전자호구를 사용할 것이냐는 점이었다.

이미 올림픽 전자호구는 대도로 사실상 결정이 난 상황이었기 때문에, 올림픽 다음으로 중요한 세계대회에 대도를 쓸 것이냐, KP&P를 쓸 것이냐가 첨예한 관심사 일 수 밖에 없었다.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일부 국가협회에서는 올림픽에서 사용되는 전자호구가 세계대회에서도 사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주도했다. 그러나 WTF 내부에서는 그럴 경우, 주요 대회에 배제된 KP&P 전자호구가 시장에서 사라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전자호구가 독점이 되어 여러 문제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그래서 올림픽은 대도, 세계대회는 KP&P를 사용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결국 WTF의 문서 유출과 대도의 항의, 그리고 유럽세의 의견에 힙입어 세계대회에서도 대도 전자호구를 사용하기로 결정된 것이다.

사실상 KP&P 전자호구는 시장에서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단순히 한 직원의 실수에 의한 것으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는 점이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는 지난 2월 16일 태권도 관련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문제와 관련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 총재가 이번 문제의 심각성을 어느 정도로까지 인식하고 있는지는 모호했다.

이 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장애인올림픽 정식 종목에 태권도가 포함된 사실이 주된 화제로 올랐었다. 조정원 총재의 최대 업적으로 기록될 만큼 태권도의 국제스포츠로서의 위치를 한층 높인 쾌거라는 점에는 아무런 이견이 없었다. 조 총재의 IOC 위원을 향한 행보가 한층 더 가까워졌다는 점에서 덕담도 이어졌다.

그러나 조 총재가 이렇게 대외적인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 WTF 사무국 내부에서 벌어진 이번 일은 그간의 공든탑을 무너뜨릴 수도 있을 정도로 심각한 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조 총재가 장애인올림픽 채택으로 샴페인을 터트리고 있는 동안, 내부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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