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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4’ 세 심사위원들의 안목
엔터테인먼트| 2015-03-03 08:41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4’가 탑10 경연을 벌이고 있다. 장장 8개월에 걸친 예선과 본선 라운드를 통과한 10명의 참가자들이 생방송인 탑8 무대로 가기 위해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주까지 15차례 방송됐다. 처음부터 노래 잘하는 10~20대들이 많아 4년째 방송되고 있는 오디션 예능임에도 줄곧 화제를 물러모았다. 감성보컬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노래를 잘 부르는 참가자들은 많고, 화제도 되는데, 불이 확 붙는 단계까지 나아가지는 않고 있다.

예선, 본선, 결선으로 가면서 점점 더 노래실력이 부각되는, 그런 형국이 아니라 처음부터 가창력과 개성의 소유자들이 워낙 많이 나와 갈수록 기대감이 줄어들어 버린데다, 심사위원들과 제작진이 이들에 대해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한 것도 그 이유중 하나로 풀이된다. 


그런 가운데서도 ‘시간아 천천히’ ‘마음대로’ ‘냠냠냠’ 등 자작곡을 부른 이진아는 큰 화제가 됐다. 이진아의 ‘냠냠냠’은 음원공개 후 반나절만에 110만뷰를 돌파한 바 있다.

또한 1일 방송된 탑10 B조 경연에서 god의 ‘니가 있어야 할 곳’을 자신만의 소울로 재해석하며 극찬을 받고 1위를 한 케이티 김도 화제가 됐다. 케이티 김은 이전 라운드에서 양현석의 마지막 카드에 의해가까스로 10강에 구제된 케이스. 하지만 완전히 자신의 노래로 만들어 불러 노래가 끝나도 감동의 여운이 한동안 이어졌다. 심사위원인 박진영은 “먹어서 완전 소화해 케이티의 피속에까지 들어왔다 나온, 완전히 케이티의 노래”라고 극찬했다.


‘K팝스타4’는 참가자들의 노래 실력에 이어 심사위원들이 어떤 평가를 내리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심사위원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세 명의 심사위원들이 대중이 음악을 이해하고, 보는 눈을 한 단계 높여주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숨은 진주’ 이진아에 대한 평가는 과장이 있다 하더라고 대단하다고 인정해줄 수밖에 없다. ‘K팝스타’ 박성훈 PD는 “예전에는 주로 고음과 발성을 중심으로 심사를 했다면, 올해는 음악적 다양성 측면에서 많이 보고 있다”면서 “작곡자이자 가요제작자로서 15년 이상 경험을 가진 심사위원들이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친구들이 들려준 음악의 낯섦이 주는 감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영은 눈에 보이는 대로, 귀에 들리는 대로 말한다. 한마디로 지나치게 솔직하다. 자신이 좋아할 수 있는 노래 스타일로 부르면, 표정에서부터 다 나타난다. 그의 표정만 봐도 무슨 얘기를 할 건지 짐작이 될 정도다. 그러다 보니 심사평이 과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0.0001%의 가식도 없다”고 한다. 박진영은 청자로서 느끼는 솔직한감성과 뒤늦게 배운 화성악과 대위법 등 음악이론을 두루 활용해심사를 내리고 있다. 표현법이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간혹 있지만, 자신만의 느낌으로 얘기하는 것으로 이해해주면 된다. 박진영의 평가에 대해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반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싱어송라이터 유희열은 음악적 부분에서 구체적으로 설명을 잘해준다. 방송에서 다루기 힘든, 이론적으로 장황한 평가들이 편집돼 볼 수 없는 게 아쉽지만, 음악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는 데는 적격이라는 평가다.

양현석은 음악 이론쪽에서는 소외감을 느끼겠지만, 현장 제작자로서의 ‘촉’은 뛰어나다. 그것은 지드래곤, 위너, 2NE1 등을 직접 만든 사람으로, 아이돌이라도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가수가 우위를 차지한다는 걸 실전에서 증명해 보인데서 얻어진 ‘감’이라고 할 수 있다. 힘 없게 불러 10강 탈락 위기에 있던 케이티 김의 가능성을 보고 발탁해 결국 노래를 갖고 노는 수준을 보여주게 만든 것도 양현석의 안목이었다.

양현석은 개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스타성을 더 강조하는 스타일이다. 개성과 차별성이 뛰어나면 대중성이 있냐고 묻고, 대중성이 있다면 평범하지 않은 스타성을 갖췄냐고 따진다. 그는 때로는 박진영과 유희열의 심사평에 묻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그속에서 자신만의 관점 하나 정도는 짚어낸다.

박성훈 PD는 세 심사위원들이 음악을 보는 안목이나, 심사스타일은 완전히 다르지만, 한가지 공통점은 있다고 말한다. 노래를 할 수 있는 무기들을 여러 개 가지고 있는 것보다, 부족한 면이 있더라도 확실한 무기 한가지를 가지고 있어 자기 색깔이 강한 사람을 더욱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시청자들도 후자를 더 응원하는 단계에 와있다고 한다.

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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