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안함(뉴스속보)
‘틈새로도 안된다’…주택시장은 ‘초니치’ 바람
뉴스종합| 2015-03-04 10:04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틈새도 안된다. 틈새 속 틈새를 찾아라.”

부동산 시장에 ‘초니치(ultra-niches)’ 돌풍이 거세다. 과거엔 짓지 않던 면적과 평면이 봇물을 이루고, 특정 계층만을 타깃으로 한 주거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주택 수요층을 세분화해 철저히 맞춤형으로 공급하는, ‘틈새시장 속에서의 틈새’를 의미하는 초니치 주택상품이 물결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분양시장이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곤 하지만 여전히 침체된 부동산 경기 속에서 건설업계들은 초니치에서 ‘생존’을 구하고 있는 것이다. 불황탈출의 해법 중 하나를 초니치 하우징(Housing)에서 찾고 있는 셈이다.

GS건설의 청라지구 자이아파트 모형도. 1층테라스와 옥상테라스를 차별화해 고객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부동산 틈새 상품은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업체들은 저마다 특화된 물량으로 소비자를 공략해왔다.

하지만 최근 트렌드는 틈새 속의 미세한 틈을 다시 비집고 들어가, 소비자에 매력을 어필하는 ‘차별화된 토털 전략’을 구사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틈새상품의 진화인 셈이다.

‘틈새 면적’ 물량이 대폭 증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주력이던 전용면적 59㎡, 84㎡, 114㎡ 등을 제외한 이른바 ‘틈새 면적’으로 통하는 70~75㎡, 95~100㎡ 구간의 분양 물량은 급증세다. 지난해 70~75㎡는 2만8322가구가 공급돼 2010년(2545가구)보다 10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95~100㎡는 1만1309가구 분양돼 2010년(1733가구)보다 7배가량 증가했다. 

<사진설명>삼성물산의 래미안용산SI. 래미안용산SI는 42~84㎡ 크기에 17개나 되는 타입으로 지어 주택수요자가 원하는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분양시장에서 이들 틈새 면적의 비중은 이미 전체 새 아파트 물량의 20%를 넘어섰다. 정연식 내외주건 부사장은 “어정쩡한 크기로 그동안 별로 공급되지 않던 틈새 면적은 최근 발코니 확장과 효율적인 평면 설계가 가능해지면서 이들 틈새 크기가 주력으로 커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틈새 면적은 인기가 높다. 지난달 청약 접수한 광교신도시 ‘힐스테이트 광교 오피스텔’의 최고 경쟁률은 77㎡(이하 전용면적)가 차지했다. 30실 모집에 무려 2만4014명이 접수해 800.4대1을 기록했다.

주택 수요자의 다양한 필요와 욕구를 읽어 주택을 공급하려는 움직임은 ‘틈새 평면’ 확대로 이어진다. 같은 면적이지만 수십개 다른 주택형으로 공급, 세분화되고 있는 수요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삼성물산이 분양하고 있는 ‘래미안 용산SI’는 17개나 되는 타입(A~O형ㆍ전용 42~84㎡)으로 지어져 입주민이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선택하도록 했다. GS건설이 6일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을 시작하는 청라국제도시 ‘청라파크자이 더테라스’ 84㎡의 경우는 같은 크기인데 취향, 가족 구성원 등에 따라 복층형, 테라스형 등 3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의 초니치 바람은 특별한 수요층을 겨냥한 틈새상품 개발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준공한 서울 동대문구 흥인동 ‘동대문 와이즈 캐슬’에는 ‘사진 촬영 스튜디오’가 있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입주예정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미군용 아파트의 초니치 경쟁은 특히 치열하다. 이수건설이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 일대에 짓는 ‘평택 브라운스톤 험프리스’는 입지부터 설계까지 미군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최적화, 적용했다.

jumpcut@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