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과자순위 지각변동…초코파이 제친 포카칩, 새우깡 제친 수미칩
뉴스종합| 2015-03-09 00:57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포카칩에 밀린 초코파이, 빼빼로에 밀린 자일리톨껌.’



허니버터칩으로 시작된 달콤한 스낵 트렌드로 인해 제과업체들의 1등 상품이 대폭 물갈이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 세월 왕좌를 지키던 초코파이, 새우깡 등이 신흥강자 등장에 밀려난 것이다. 특히 데이마케팅(Day Marketing)의 영향력 확대로 지난해 빼빼로도 약진해 눈길을 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 초코파이는 지난해 매출 1위 자리를 포카칩에게 내줬다. 포카칩은 지난해 13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1100억원에 그친 초코파이와 격차를 벌린 상태다.

1974년 출시된 초코파이는 명실공히 오리온을 대표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지난해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이 감자칩 열풍을 불러오면서 포카칩은 처음으로 초코파이를 제쳤다.

지난해 7월 출시한 ‘포카칩 스윗치즈맛’이 달콤한 맛으로 인기를 끈 데다, 감자칩 시장 전체가 커지면서 감자칩 대표 브랜드인 포카칩이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달콤한 감자칩의 인기로 스낵 시장이 급성장한 상태”라며 “초코파이는 국내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거두는 한편 해외시장에서 성장이 돋보이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허니버터칩 대항마인 농심의 ‘수미칩 허니머스타드’ 역시 자사의 ‘국민스낵’ 새우깡을 제쳤다.

농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7일 출시된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는 시장조사 기관 AC닐슨코리아 조사 결과 지난 1월 50억원의 매출로 국내 스낵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새우깡은 40억원으로 3위에 그쳤다. AC닐슨코리아 조사는 샘플표본 거래처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실제 매출보다는 좀 낮다.

‘달콤 트렌드’를 이끈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은 자사의 홈런볼, 오예스와 상위권 다툼을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출시된 허니버터칩은 현재 월 매출 60억원(출고가 기준) 규모로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생산라인 부족이 문제다. 최대로 공장을 가동해도 연 720억원이 최대인데 홈런볼과 오예스 역시 700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인기상품이다.

한편 허니 열풍은 해가 바뀌어도 식을줄 몰라 지난달에도 롯데제과 ‘꼬깔콘 허니버터맛’, 오리온 ‘오!감자 허니밀크맛’, 해태제과 ‘허니콘팝’ ‘구운감자 허니치즈’ 등 달콤한 꿀을 넣은 제품이 연달아 나오고 있다.

허니 열풍과는 별개로 롯데제과는 빼빼로가 처음으로 1등 자리에 올라서며 순위바꿈을 했다. 지난해 매출 1100억원을 기록한 빼빼로는 10년이 넘게 1위를 지킨 자일리톨(1000억원)을 밀어냈다.

2000년 출시된 자일리톨껌은 2002년 연매출이 1800억원까지 올라가면서 제과업계의 최고 히트상품이 됐다. ‘껌이라면 역시 롯데껌’이라는 친숙한 CM송이 아니더라도 롯데제과의 대표상품으로 자일리톨껌을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미투(me too) 상품의 출시와 최근들어 식후 커피를 마시는 문화가 정착되는 등 껌 수요 자체가 줄어들면서 매출이 하향곡선을 그린 뒤 주춤한 상태다.

반면 빼빼로는 빼빼로데이(11월 11일)가 하나의 기념일로 정착되면서 2005년 380억원, 2010년 850억원으로 급속하게 시장이 커졌다. 과거 제과업계에서는 여름에는 스낵, 겨울에는 파이가 잘 팔린다는 속설이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밸런타인데이, 빼빼로데이 등 각종 이벤트라는 분석이다. 마트, 편의점 등에서 빼빼로데이 판촉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치면서 매출이 해마다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허니버터칩 등장 이후 자리바꿈이 심하지 않았던 메가브랜드 제품들도 변화를 맞고 있다”며 “달콤 트렌드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올해도 새로운 강자가 나타날지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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