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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심경 오락가락하는 김기종…배후 있다고 보기 어려워”
뉴스종합| 2015-03-09 10:01
[헤럴드경제=서지혜ㆍ배두헌 기자]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에 대한 흉기 테러 직후 ‘키리졸브 훈련’에 반대한다며 전쟁 반대 구호를 외치던 김기종 씨가 정작 구속 당시 “미안하다.뉘우친다”고 말해 수사기관을 당혹케 하고 있다.

범죄 계획 당시와 다르게 큰 비난을 받으면서 심경에 변화를 겪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살인미수에 이어 국가보안범 위반 혐의로 구속된 김씨의 처벌 수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기종 씨는 지난 6일 영장실질심사에서 “리퍼트에게 미안하다, 한미관계가 악화되지 않길 바란다”는 심경을 밝혔다.

이같은 김씨의 발언은 자신의 행동을 강력하게 정당화하던 범행 당시의 모습과는 크게 상반된다. 김 씨는 범행을 저지른 직후 “전쟁 훈련 때문에 남북 이산가족이 못만났다”며 한미군사훈련 반대를 주장했다.

9일 전문가들은 김 씨의 이같은 행동에 대해 “범행은 신념이나 지령에 의한 것이 아닌 그간의 행적에 의한 행동”이라고 보고 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42)를 습격한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 김기종씨(55)가 구속영장의 발부 여부를 결정하는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지난 6일 종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인정욕구가 범행 동기에 크게 작용했으며, 신념이나 지령에 의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 어렵다”며 북한배후설을 일축했다.

이 교수는 “깊이 생각한 범죄가 아니며 영웅적 행위를 위해 범행을 했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함을 깨닫고 사과를 한 것 같다”며 “미국의 레이건 저격사건처럼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역시 김 씨를 “자신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빗나간 정의파”라고 정의하며 ‘배후에 지시가 있을 것’이라는 대중의 추측을 경계했다. 곽 교수는 “관심을 받고자 하는 성향에 반미 등의 사상이 더해져 영웅주의로 표현된 것”이라며 “범행 이후 오히려 한미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것으로 보이고, 자신의 의도와 전혀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을 의식해 말을 바꾸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뒤늦게 뉘우친다고 해서 처벌 수위가 낮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수정 교수는 “사전에 흉기를 준비했고, 일정을 확인해 현장에 들어가 계획적으로 범죄를 저지른만큼 ‘우발적’이라고 보기 힘들다”며 “감형에 영향을 주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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