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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폐소생술 받은 심장정지환자 퇴원 생존율 3배↑
뉴스종합| 2015-03-10 06:00
2013년 기준 4.9%→13.7%…美 등 선진국 수준 뛰어넘어
심폐소생술…119도움 받은 경우가 스스로 한 경우의 5배
교육 강화 필요성…안전처 “시행시 퇴원생존율 제고 가능”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지난 1월 28일 오전 7시 50분경.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던 행정자치부 공무원 정모(50) 씨는 녹번역과 홍제역 사이에서 심장정지로 자신도 모르게 정신을 잃었다. 지하철 승객이었던 전직 간호사 이은영(여ㆍ40ㆍ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구원) 씨와 홍제역 역무원들은 정씨를 승강장으로 옮기고 전기 충격을 통해 심장박동을 회복시키는 기기인 자동제세동기(AED)와 심폐소생술을 통해 기적적으로 정씨를 소생시켰다.

우리나라 심정지 환자의 퇴원 생존율은 증가 추세지만, 미국 등 선진국 수준에 아직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씨의 사례처럼 환자 발생 시 목격자가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시행한 경우 퇴원 생존율이 3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나, 국민 대상 심폐소생술 교육이 더욱 강화돼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10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 주관 국가심장정지조사 결과 심정지 환자의 퇴원 생존율은 ▷2010년 3.3% ▷2011년 4.1% ▷2012년 4.4% ▷2013년 4.9%로 해마다 좋아지고 있지만, 선진국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른 나라 심정지 환자의 퇴원 생존율은 ▷미국 시애틀 11.7% ▷스웨덴 7.8% ▷일본 6.2% ▷대만 6%나 됐다. 하지만 목격자가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 퇴원 생존율은 13.7%(2013년 기준)로 평소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또 안전처가 2014년 구급활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심정지 환자는 전년(2013년) 대비 3.1% 증가한 3만309명이었다. 이는 119구급대원이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이송한 167만8382명의 환자 중 1.8%다. 이 중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받은 뒤, 병원 도착 전 자발순환(심장이 스스로 뛰어 맥박이 만져지는 상태)이 회복된 환자는 전년(4.5%) 대비 0.8% 높아진 5.3%였다.

또 2013년 33.1%였던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8.7% 증가한 41.8%로 나타났고, 전화로 119상황실 등의 도움을 받아 시행(81.7%)한 경우가 스스로 시행(15.6%)한 경우보다 5배 이상 높아 상당수 국민이 아직 심폐소생술을 완벽히 숙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발생 후 4분이 지나면서부터 급격한 뇌손상이 오는 심정지 환자의 특성상 119 신고는 물론 심폐소생술 등 환자의 소생을 돕고 퇴원 생존율을 높일수 있는 국민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안전처는 설명했다.

안전처 관계자는 “주변에서 의식이 없고, 숨을 쉬지 않는 심정지 환자를 목격했을 때에는 즉시 119에 신고하고, 평소 배운 대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거나, 또는 배우지 않았더라도 119에서 전화로 알려주는 심폐소생술을 잘 따라하면 우리나라도 충분히 선진국 수준으로 퇴원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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