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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오늘] ‘블루군단’ 첼시 FC의 탄생
엔터테인먼트| 2015-03-10 08:03
[HOOC=정찬수 기자] 1905년 3월 10일 영국 런던의 스탠퍼드 브리지 길 건너편에 자리 잡은 선술집 ‘라이징 선’에서 여러 주주가 신화를 탄생시킵니다. 바로 100년 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축구 애호가를 보유하게 되는 축구팀 첼시 FC죠.

영국 사업가이자 구단주였던 거스 미어스는 런던육상클럽이 사용하고 있는 스탬퍼드 브리지와 일대를 사들이고, 풀럼 FC 구단주에 이전을 요구하지만 임대료 차이로 수포로 돌아갑니다. 미어스의 친구 프레드 파커는 직접 축구팀을 만들어 운영할 것을 제의합니다. 첼시 FC의 연고지가 첼시 지구가 아닌 풀럼에 있는 이유입니다. 따라서 부촌으로 형성된 첼시와는 달리 초창기 팬층의 대부분은 노동자였습니다. 

[사진출처=첼시 FC]

창단 이후 2부 리그부터 차근차근 승수를 쌓은 첼시는 1906-07 시즌 준우승으로 1부 리그에 오릅니다. 창단 10주년인 1914-15 FA컵 준우승, 1919-20 리그 3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탑니다. 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으로 해체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지만, 열정을 꺾을 수는 없었죠. 전쟁 이후 맞이한 1954-55 시즌, 팀은 처음으로 리그 정상을 차지합니다. 이후 계속된 리그와 FA컵 우승 뿐만 아니라 위너스컵 등 유럽대회에서도 우승컵을 들게 됩니다.

하지만 빈약한 돈줄로 인한 재정 위기는 불가피했습니다. 1980년대 들어서며 중상위권 성적을 유지했지만, 고질적인 부채를 해결할 수는 없었죠. 결국 팀은 2003년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품에 들어가게 됩니다. 돈의 힘보다 적절한 시기의 승리였습니다. 첼시는 이 때부터 본격적인 날개를 펼칩니다. 잇단 챔피언스 리그 출전과 유럽 최고팀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는, 팀이 안정세를 찾으면서 얻어낸 결실이었습니다. 본격적인 투자는 2003-04 시즌 ‘스타감독’ 조제 모리뉴를 영입하고 나서 이뤄집니다. 모리뉴는 특유의 카리스마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독차지하며, 될성부른 선수들에 대한 투자와 프랑스 리그 출신 선수들 영입으로 첼시를 최고의 팀으로 만듭니다. 첼시는 2004-05 시즌 전적 29승 8무 1패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기기도 하죠. 

[사진출처=첼시 FC]

팀에 대한 재밌는 숫자들은 끊임없이 회자됩니다. 최다 출전횟수 795경기(론 해리스), 최다 점수 차 승리 13점(1971년 UN 카에렝 97전), 스탬퍼드 브리지 최다 관중 수 82905명, 리그 최다 승점 95점 등 내로라하는 기록들이 많죠. 프리미어리그 우승과 준우승은 각각 3회와 4회, FA컵은 7번의 우승과 4번의 준우승을 기록했습니다. UEFA 챔피언스리그는 우승(2011-12)과 준우승(2007-08) 각 1회씩, FIFA 클럽 월드컵은 2012년 준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한편 최근엔 10년간 블루 동맹을 맺어온 삼성전자와의 후원계약 종료가 화제가 됐습니다. 삼성전자와 첼시는 지난 2005년부터 매년 약 300억 원을 지급하는 후원계약으로 유니폼과 경기장 광고, 전자제품 등 지속적인 후원권을 나눴습니다. 삼성전자는 첼시의 활약으로 인해 스포츠계뿐만 아니라 유럽에 브랜드 인지도를 확실하게 끌어올렸습니다. 삼성전자와의 후원계약 종료가 알려진 뒤, 일부 극성 팬들은 “삼성을 돌려달라”고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블루 파워’가 얼마나 큰 시너지를 가져왔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사례죠.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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