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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퍼트 대사에 개고기 선물한 사람은 고종황녀 양아들
뉴스종합| 2015-03-10 11:08
본지, 권송성 회장 확인
“수술후 건강회복에 좋다고 해서…출산한 대사 부인위해 미역까지
장문의 편지·병원비 성금도 위탁…의도 왜곡…다른걸 준비하는건데…”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서 입원 치료를 받던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에게 ‘개고기’를 선물하려 한 주인공은 권송성(75) A사 회장으로 확인됐다.

권 회장은 고종황제의 마지막 딸 이문용(1900∼1987) 여사의 양아들이다. 그는 피습 이튿날인 지난 6일 오전 6시 20분께 리퍼트 대사에게 개고기와 미역을 전달하기 위해 병원을 찾은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권 회장은 “한국에도 착한 사람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준비한 삶은 개고기와 말린 미역 한 박스를 병원 안내데스크에 건넸지만 경호팀의 제지를 받고 발길을 돌렸다.

권송성 회장은 어머니인 고종 황녀 이문용 여사를 모시고 1980년 당시 박근혜 한마음병원 이사장을 찾아가 직접 만난 인연이 있다. 왼쪽부터 박근혜(한마음병원 이사장), 고종 황녀 이문용, 권송성

권 회장은 10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나도 몸이 안 좋아서 고향인 전라북도 정읍에서 개를 가져다가 먹는데 마침 고향에서 좋은 개를 받아 둔 것이 있었다”며 “개고기를 먹으면 (수술 후) 회복에 좋다고 해서 그걸 삶아 바로 병원으로 가져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또 마침 교회에서 미역을 팔고 있어서 산모에게 좋다는 생각에 그것도 함께 가져갔다. 리퍼트 대사 부인께서 얼마 전 출산한 것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리퍼트 대사가 유명한 애견가인 줄은 전혀 몰랐다”며 “그걸 미리 알았다면 다른 걸 선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술 후에는 개고기가 좋다고 하니까 제일 좋은 걸 갖다줘야겠다는 생각에 가져갔던 것”이라며 “외국에서는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건 동생이 얘기를 해줘서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개고기를 들고 병원을 방문한 이후 집에 돌아오자마자 장문의 편지를 써서 리퍼트 대사 측에 전보를 보냈다.

편지에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미국 정부나 미국 국민에게 참으로 미안하고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주한 미국 대사관 관계자는 편지는 리퍼트 대사가 받아봤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개고기 선물이 논란이 된 것과 관련 “우리나라를 돕는 분이 그렇게 당한 걸 보니 마음이 아파서 그런건데 의도가 잘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일 오후 2시 30분께에도 병원을 다시 찾았다. 그는 “정부가 병원비를 대주는 것보다 국민이 주는 것이 낫지 않느냐”며 병원 원무과에 리퍼트 대사의 입원비 명목으로 50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병원 측은 리퍼트 대사가 받지 않을 경우 돌려준다는 조건으로 돈을 받았고, 주한 미국 대사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500만원은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돌려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 회장은 김기종 씨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어처구니 없다. 우리나라에 좌파들이 많아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미국으로 인해 우리가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회갑 때 들어온 돈을 9.11 테러 때 김대중 정부를 통해 모두 기부했고 미국 정부에서도 감사 편지를 받았다. 보스톤 마라톤 사건 때도 적십자를 통해서 성금을 보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지웅 기자/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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