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딱뚝딱 뒷담화
카톡의 ‘힘’
부동산| 2015-03-11 11:07
용산국제업무지구와 민족공원에 인접해 서울 도심의 핵심 노른자위로 꼽히던 국제빌딩주변4구역(용산4구역)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11일 용산 재개발 및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말 열린 용산4구역 총회에서 조합장과 임원진의 연임 안건이 부결됐다.해당구역 조합장 및 임원진은 지난 2006년 조합 설립 이래 현재까지 연임을 해왔던 터여서 연임안 부결은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조합장 연임을 저지한 조합원들은 이 기세를 몰아 향후 열릴 조합장 선임 총회에서 새 조합장을 당선시킨다는 계획이다.


조합장 연임 실패는 개발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조합장과 임원진에 대한 강한 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개발 및 재건축 조합에서 기존 조합장을 반대하는 소위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 측 조합원들이 총회에서 조합원 표결을 통해 조합장과 임원진의 연임을 막고 새 조합장 선출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게 재개발 업계의 시각이다.

재개발업계 관계자는 “비대위 조합원들이 조합장을 끌어내리고 새 조합장을 선출하는 것은 조선시대 역모를 일으키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있다”며 “그럼에도 서울 도심의 노른자인 용산4구역에서 비대위가 조합장 연임을 막을 수 있었던 숨은 비결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의 위력이었다”고 평가했다.

조합 비대위 관계자들은 최근까지 의사소통 수단으로 벽보나 복사물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용산4구역 비대위 관계자들은 조합원 약 300여명을 모두 카카오톡 대화방으로 초대해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방에서 소위 ‘팩트’ 위주로 사실을 전달하고 비판과 의혹을 제기하면서 다수의 공감을 얻어냈다는 것이다.

용산4구역 비대위 측 조합원인 대형로펌 소속 변호사 L 씨는 “조합의 문제점이나 중요 안건을 알릴 때 벽보나 복사물을 사용하면 일회성에 그치고 조합원들의 호응도 얻기 쉽지 않다”며 “카카오톡 대화방을 통해 명백한 사실 관계 위주로 이야기를 전달하니 조합원들이 언제든 필요할 때 읽어보고 상황을 파악해 결국 강력한 지지를 보내왔다”고 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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