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역사가 말하는 OPEC의 종말
뉴스종합| 2015-03-11 11:28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세계 석유시장을 좌지우지했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 셰일혁명과 저유가에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급격히 하락했고 일부 전문가들은 OPEC의 와해와 몰락을 전망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현지시간) 세계은행 보고서를 인용, 9개월째 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OPEC이 현재의 생산기조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석유 카르텔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전했다.

OPEC과 주요 핵심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은 석유 생산 수준을 지금과 같이 유지하겠다고 밝히며 시장 수급상황에도 변화가 없고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미만으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위키피디아]

OPEC은 세계 석유시장의 40%를 차지하면서 시장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셰일혁명 등으로 공급이 증가하면서 유가가 하락했다. 하지만 OPEC은 공급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 채 시장점유율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세계은행의 연구가 원자재 카르텔이 유지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밀, 설탕, 주석, 커피, 올리브유 등 원자재 관련 무역 협정들이 다수 등장했으나 현재 이름이 남아있는 조직은 OPEC뿐이다.

깡통의 원료로 사용된 주석은 1954년 카르텔이 형성됐으나 알루미늄이 주석을 대체하면서 1985년 국가간 카르텔이 붕괴됐다.

천연고무의 경우 1979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이 기구를 결성했지만 1999년 와해됐다. 1990년대 말 고무 수요 약화, 가격하락, 동시에 불어닥친 아시아 금융위기 등의 영향 때문이었다.

OPEC이 비슷한 운명을 걷게 될지는 미지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OPEC이 카르텔로서 효과가 있었다는 증거가 매우 부족하다”며 OPEC 무용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석유가 이전 원자재 카르텔의 운명을 반드시 따르리라는 법은 없다. OPEC이 붕괴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벤 스테일 미국외교협회 국제경제국장은 “1980년대 국제유가가 하락했을 당시와 동일한 상황”이라며 “OPEC이 죽었다는 선언까지 나왔지만 아직 그렇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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