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수능은 數學능력시험’…중·고생 수학에 목맨다
뉴스종합| 2015-03-12 11:09
사교육비 매년 증가 영어 추월…한문제만 틀려도 결정적 타격


오는 14일은 사탕을 주고 받는 ‘화이트데이’인 동시에 ‘파이(π)데이’다.

이날이 파이(π)데이 인 것은 파이(원주율:원의 둘레와 지름 간 길이의 비율)의 근삿값이 바로 3.14이기 때문.

파이데이는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각종 행사가 진행될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고, 국내에서도 2000년대 들어 수학 관련 단체 등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파이(π)에 대한 정의만 봐도 벌써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아파온다면? 당신은 고교시절 ‘수학이 어려워서’ 문과를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대학 입시에서는 수학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대입 수능은 ‘수학(修學ㆍstudy) 능력시험’이 아니라 ‘수학(數學ㆍmathematics) 능력시험’”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수학의 날(3월 14일)을 앞둔 서울대치동 수학학원가 전경.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최근 대학 입시에서는 수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고, 진로 선택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대입 수능은 ‘수학(修學ㆍstudy) 능력시험’이 아니라 ‘수학(數學ㆍmathematics) 능력시험’”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다른 과목에 비해 수학에 들어가는 사교육비가 많은 것도 이를 보여준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2014 사교육비 의식조사’에 따르면 전국 초등학생에게 들어가는 영어 사교육 비용은 2조4804억원으로 수학(1조4682억원)을 크게 앞선다.

하지만 중학생부터는 수학(2조2484억원)이 영어(2조1349억원)를 역전하고, 고등학생이 되면 수학 사교육비(2조516억원)가 영어(1조5344억원)를 크게 앞지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한해동안 수학에 들어간 사교육비는 전년대비 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어는 0.7% 증가에 그쳤고 국어가 6.2%가 감소했다.

서울 노원구의 한 고등학교 3학년 배모(18) 양은 “대학갈 때 수학이 다른 어떤 과목보다도 결정적이다”라며 “숙제하는 시간을 포함해 하루에 5~6시간을 수학 공부에 쏟는다. 다른 과목보다 훨씬 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 경북교육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학부모들의 62.6%가 ‘수학이 내 인생의 진로 결정에 영향을 주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입시 전문가들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수학 학원을 운영하는 정모(32) 씨는 “여전히 엄마들 머릿속엔 ‘수학이 갑’이라는 생각이 있다”면서 “수학이 아무리 쉬워진다고 해도 ‘수포자’(수학포기자)들은 거의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어려운 과목일수록 표준점수가 높아서 똑같이 한 문제 틀려도 수학에서 틀리면 타격이 크다”면서 “문과생들 취업난으로 인해 고교 이과 쏠림 현상도 있었지만 여전히 문과생이 이과생보다 10만명 정도 많다. 결국 수학이 진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두헌 기자/badhoney@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