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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믿을 구석’은 매킬로이-왓슨 카드
엔터테인먼트| 2015-03-12 11:14
우즈 빈자리 너무 커 ‘대회 밋밋’
장타자·집중력 갖춘 세계 2위 왓슨
마스터스 두번 우승 등 상품성 충분
세계 1위 매킬로이 대항마로 부상



세계최고의 골퍼들이 자웅을 겨루는 PGA투어가 요즘 밋밋하다.

투어 장타부문 2위를 달리는 더스틴 존슨이 지난 9일 우승을 하기도 했지만 뭔가 긴장감이나 손에 땀을 쥐는 맛이 없다.

96년 데뷔 이후 투어의 흥행을 홀로 이끌다시피했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내리막길에 접어든 뒤 이렇다할 흥행카드가 등장하지 않은 탓이 크다. 

루크 도널드, 마르틴 카이머 등 ‘유럽의 조용한 스타’들은 한때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는 했지만 조용히 경기에 나서 우승컵과 상금을 챙긴 뒤 조용히 경기장을 떠난 것 같다. 게다가 그 기간도 길지 않았다. 1위에 올랐다면 돈과 명예를 훨씬 더 거머쥐었을 필 미켈슨은 2위까지만 오른 뒤 우즈와 함께 사이좋게 하향세다.

그나마 ‘북아일랜드의 신동’ 로리 매킬로이가 등장한 뒤 우즈의 대체재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현 세계랭킹 1위인 매킬로이는 어릴 때부터 천재성을 보였고, 테니스스타 보즈니아키와 열애 및 결별, 나이키와 대형 계약, 전 매니지먼트사와의 분쟁, 경기 중 채를 워터해저드에 집어던지는 기행 등 여러모로 우즈와 닮았다.

하지만 매킬로이가 우즈처럼 투어 전체의 흥행을 이끌어가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우즈만 보기위해 엄청난 취재진이 몰려들고, 우즈가 나오는 대회와 그렇지 않은 대회의 시청률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 같은 ‘티켓파워’는 매킬로이에게 아직 모자라다.

이에 USA투데이는 ‘핑크 드라이버’로 유명한 독학골퍼 버바 왓슨이 매킬로이와 라이벌 구도를 만드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제시해 관심을 끈다.

현 세계랭킹 2위인 왓슨은 2012년 마스터스에서 환상적인 훅샷으로 꿈에 그리던 그린재킷을 입으며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뚜렷이 각인시켰고, 세계 톱랭커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지난해 또 다시 마스터스를 제패했다. 남다른 컬러감각과, 화끈한 장타력, 독학으로 익혀 아마추어 눈에도 아름답지않은 오버스윙, 왼손잡이, 그럼에도 놀라운 경기력은 팬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라이벌은 스포츠의 흥행에 매우 뛰어난 효과를 발휘한다.

NBA의 마이클 조던에겐 매직 존슨이 있었고, 유럽축구엔 호날두와 메시가 있으며, 곧 슈퍼매치를 앞둔 복싱의 파퀴아오와 메이웨더가 있다. 골프에도 벤 호건-샘 스니드, 아널드 파머-잭 니클로스, 그렉 노먼-닉 팔도 등이 흥행의 불쏘시개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그랜드슬램을 위해서 마스터스 우승재킷이 필요한 매킬로이가 3번째 우승을 노리는 왓슨과 마스터스 최종일 챔피언조에서 겨룬다면 흥행카드로는 더 바랄 나위가 없을 지 모른다.

팀 핀첨 커미셔너가 ‘이제 PGA투어는 우즈없는 시대를 준비해야한다’고 했다는데 그가 믿는 구석이 이들은 아니었을까?

김성진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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