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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엔 낮ㆍ밤 이사장이 따로있다?
뉴스종합| 2015-03-13 08:26
[헤럴드경제=서경원ㆍ문재연 기자]동국대의 이사장ㆍ총장 선출을 둘러싼 종단 내 권력다툼이 점입가경이다.

조계종립대학인 동국대의 신임 이사장에는 대한불조계종 호계원장인 일면 스님이 선출됐지만, 이사장 직무대행이었던 영담 스님이 무효 주장을 벌이면서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국대 이사장실에 낮엔 일면 스님이 출근하고, 밤엔 영담 스님이 출근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다 결국 12일 밤부터 이사장실이 아예 폐쇄조치됐다.

총장 자리도 보름째 공석이다. 

연임이 유력해 보였던 김희옥 전 총장이 작년말 돌연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종단의 외압설이 불거졌고, 다른 후보였던 조의연 교수마저 이에 반발해 도전을 포기하면서 동국대 불교대학원장을 지낸 보광 스님만 단독 후보로 남게 됐다.

하지만 보광 스님의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지면서 학교 안팎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데 본인은 현재까지 그럴 의사가 없어 보인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된 데에는 종단 내 격화된 세력갈등에 원인이 있다는 관측이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집행부인 총무원의 활동을 견제하고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한다.

총무원이 행정부라면 중앙종회는 의회인 격이다.

중앙종회엔 2개의 종책 모임이 있는데 ‘불교광장’과 ‘삼화도량’이다.

불교광장은 다수파로 자승 총무원장의 지지를 받는 그룹이고, 영담 스님이 회장인 삼화도량은 불교광장을 견제하며 일종의 야당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김 전 총장이 작년 연임의 뜻을 굽힐 당시 종단의 입김설이 제기됐다.

자승 원장 등 조계종 지도부가 김 전 총장을 한 호텔로 불러 후보 사퇴를 종용했다는 것이다.

반대로 자승 원장을 견제해 왔던 영담 스님은 김 전 총장의 연임을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정련 스님 역시 재임을 원했으나 자승 원장 반대 뜻에 부딪혀 영담 스님과 손을 잡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때문에 정련 스님으로부터 이사장 직무대행직을 넘겨받은 영담 스님이 새로 선출된 일면 스님의 취임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총장 단독 후보로 남은 보광 스님은 지난 총무원장 선거에서 자승 원장을 도와 총무원의 ‘지원’을 받았단 평가가 나왔다.

총장 임명권을 가진 동국대 법인 이사회는 9명이 스님인데 이 중 6명 이상이 자승 원장 사람으로 분류된다.

일면 스님의 반대 농성을 벌였던 동국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무조건 영담스님 편에 선 것은 아니고 총장 선거가 좀 더 민주적이고 소통이 되는 방식이 되길 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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