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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재구성]거짓말탐지기까지 등장…사라진 6만달러는 어디에?
뉴스종합| 2015-03-13 08:47
[헤럴드경제=서지혜ㆍ김진원 기자]은행원이 환전고객에게 1000 싱가포르 달러 지폐를 100달러 짜리로 착각해 건네면서 한화로 약 4400만 원 가량이 사라진 사건이 ‘진실게임’으로 번진 가운데 급기야 거짓말탐지기까지 동원되는 등 점입가경이다. 사라진 돈은 은행원이 개인 돈으로 메워넣었고, 고객은 돈을 분실했다며 “절반씩 부담하자”는 제안까지 한 상황이다. 도대체 사라진 6만달러는 어디로 간 것일까.

▶‘분실했다’…사라진 6만달러는 어디로= 지난 3일 오후2시15분께 IT사업가 이모(51) 씨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시중은행에서 한화 500만 원의 싱가포르 달러 환전을 요청했다. 한화 500만 원은 13일 현재 6151일 싱가포르달러의 가치를 갖는다. 때문에 이 은행원은 싱가포르 돈 100달러 60 장을 줬어야 했다. 하지만 엄연히 색이 다른 지폐를 보고도 잠시 착각한 은행원은 실수로 100달러가 아닌 1000 달러짜리 돈 60 장을 고객에게 건넸다. 이때부터 고객들이 은행을 믿고 맡긴 돈 6만달러는 고스란히 사라졌다. 


우선 경찰은 CCTV 영상 등을 통해 환전을 한 이 씨의 동선을 파악해 실제로 돈을 분실한 게 맞는지, 분실했다면 사라진 돈은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 영상분석에 따르면 이 날 이 씨는 돈을 받은 후 돈봉투를 서류가방에 넣은 후 경기도 성남 소재의 한 카페로 이동했다.

경찰은 이동 중 봉투가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 씨 본인도 저녁 8시에 정산을 하던 은행원 A 씨가 “돈을 잘못 환전해줬다”는 전화를 하기 전까지는 봉투가 있는지도 몰랐다는 후문이다.

결국 이 날 은행원 A 씨는 자신의 사비를 털어 정산을 했고, 돈의 액수가 큰만큼 은행은 이 씨를 횡령혐의로 고소했다.

▶거짓말탐지기까지 등장한 진실게임= 사건 이후 이 씨는 “사업을 하기 때문에 이런 일로 물의를 빚어선 안된다”며 은행원 A 에게 “사라진 돈을 절반씩 부담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실수로 환전을 해 줬더라도 이 씨가 분실을 했는지 여부조차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턱대고 합의할 수는 없는만큼 A 씨는 “돈을 돌려주면 10% 가량을 사례하겠다”고 답했다. 결국 양측의 입장이 맞서면서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법조계는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돈을 환전한 고객의 행적 파악’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고의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민사소송에서도 은행원이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출신인 박상융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는 “은행에서 환전을 한 후 이동경로를 파악해야 하며 고객의 말이 진실인지 여부를 밝혀내지 못하면 공소제기가 안 된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거짓말탐지기는 심증에 힘을 더할 수는 있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안 된다”며 “CCTV를 통해 환전 후 은행원과 고객의 태도 등을 상호 분석해 물증을 만들지 않으면, 고스란히 은행원이 책임을 뒤집어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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