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금리내리고 한쪽선 팔비틀고…은행권 수익성 악화 ‘발동동’
뉴스종합| 2015-03-13 11:10
사상 첫 1%대 기준금리 시대에 불똥을 맞은 곳은 금융권이다. 가뜩이나 저금리로 인한 저수익 구조에 시달렸던 금융업계가 또 다시 기준금리 인하라는 폭탄을 맞은 것. 특히 최근 금융당국의 안심전환대출 출시 계획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사상 첫 1%대 기준금리 시대까지 겹치면서 은행권의 수익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세계 각국의 금리 인하 추세에 따라 올 들어 시장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말 2.098% 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선이 무너진데 이어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12일에는 1.896%까지 떨어졌다. 사상 최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예금ㆍ대출금리도 낮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어 여신금리도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예대마진 축소 등으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돼 수신금리 조정도 일정부분 검토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순이자마진(NIM)의 추가 하락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금리 25bp 인하 시 NIM 하락폭은 2~5bp 정도다. 미래에셋증권은 다만 금리인하로 인한 NIM 하락은 약 2분기 동안 이어지다가 이후로는 조달쪽에 금리 하락이 반영되면서 다시 상승하는 구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기준금리가 25bp 내려가면 은행권의 당기순이익이 3300여억원 감소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2011년 이후부터 기준금리와 순이자마진이 같이 가는 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졌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준금리가 내려간 이상 은행의 수익성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문제는 NIM 하락이 기준금리 인하에만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금융위가 가계대출 구조개선 프로그램의 핵심으로 내놓은 ‘안심전환대출’로 인해 NIM의 추가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이와 관련 안심전환대출로 인해 NIM이 1bp 더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지금까지 나온 악재만 얼핏 보더라도 현재(지난해 말 기준) 1.79%인 NIM이 1.4% 수준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는 애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은행의 공공성을 무시하지 못한다고 해도 최근 은행의 팔을 비틀어서 정책목표를 달성하려는 경향이 부쩍 심해졌다”며 “한쪽에선 금융계가 일자리도 늘리지 않고 GDP 성장률에도 도움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작 은행의 수익성 악화를 야기하는 정책으로만 가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다”고 토로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존의 예대마진 위주의 수익구조를 비이자수익 구조로 바꾸는 체질개선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비이자수익의 관건인 수수료의 경우 국내 소비자의 저항이 심해 이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은행의 기업금융이 대출에서 자산 컨설팅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소매는 예대마진, 기업금융은 대출로 이뤄졌던 영업구조를 컨설팅 등으로 대폭 바꾸는 노력이 없으면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