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예산 67억원…軍장병 대상 인문강좌도 신설
“최근 교육정책과 안맞아…비판 넘어가려는 의도”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교육부가 올해 인문학 대중화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교육부가 “산학 인력수급 불균형을 해소한다”며 특성화고ㆍ전문대ㆍ4년제 대학 등에 ‘산학일체형 직업교육’을 강조하고 인문계 대학의 정원 감축을시사해온 점을 감안할 때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가 15일 확정ㆍ발표한 ‘2015년 인문학 대중화 사업 세부집행 계획’에 따르면 올해 해당 사업 예산은 67억원으로 지난해 60억원보다 11.7%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인문학 대중화 사업은 첫해인 2007년 예산이 27억원이었고 2012년 29억4000만원, 2013년 29억원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대폭 늘었다.

올해 사업에서는 젊은층을 겨냥한 ‘청춘인문강좌’를 신설하는 등 대상을 다양화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청춘인문강좌’에는 군 장병을 대상으로 한 강좌와 젊은이의 관심이 높은 국제영화제 등 지역 문화 축제와 연계한 강좌가 포함된다.

또 교육부는 자유학기제,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주제로 한 청소년 대상의 강좌와 탈북주민, 다문화가정 등 소외계층 강좌를 중점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 대학과 지방자치단체가 역사, 인물, 유적 등의 인문학적 자산을 공동으로 발굴하는 인문도시는 지난해 17개에서 올해 25개로 확대된다.

인문학자들이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공개강연에 나서는 ‘석학과 함께하는 인문 강좌’ 프로그램은 오는 4월 4일부터 연말까지 매주 토요일 서울 서초구 서초구민회관에서 열린다.

이밖에 올해 10주년을 맞은 ‘인문주간’ 행사는 오는 10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 ‘인문학, 미래를 향한 디딤돌’이라는 주제로 전국 각지에서 진행되고 이 기간에 한국과 중국의 학술 교류를 위한 ‘한ㆍ중 인문학 포럼’이 서울에서 열린다.

앞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2일 한국외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인문학은 대학의 기본일 뿐만 아니라 그 소양은 기업과 상품의 경쟁력ㆍ창의력을 높이고 경제 발전의 가장 큰 밑받침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교육부가 최근 인문학의 중요성을 부쩍 강조하고 있지만 대학 사회에서는 ‘진정성’에 대한 물음표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황 부총리가 대학생의 취업이 인문학적 소양보다 우선이라는 견해를 밝혀왔고, 교육부가 산업 수요에 맞게 정원 조정을 하는 대학에 재정을 대폭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기초 학문인 인문학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인 노중기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교육부가 대중과 전문 지식인의 거리를 좁히는 인문학 사업을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바람직하지만 최근 교육 정책을 살펴볼 때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라며 “교육부가 대학 정원 조정으로 인문학을 고사시키려고 한다는 시민단체와 교육단체의 비판을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넘어가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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